화장품 용기가 환경문제의 주범이 되고 있는 가운데 보다 현실적인 대책이 시급하다.(사진: 컨슈머와이드 DB 및 편집)

[컨슈머와이드-장하영 기자] 화장품 용기가 환경문제의 주범이 되고 있다. 화장품 용기의 재활용이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28일 한국소비자원에서 유용한 정보가 발표됐다. 한국소비자원이 국내 상위 화장품 유통·판매업체 15개의 대표 화장품 294개 및 공식 온라인 쇼핑몰 16곳을 통해 화장품 용기 의 재활용 등급 및 표시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내놓았다. 재활용이 쉽지 않은 재활용 어려움등급의 용기가 62.6%(184)나 됐다. 최우수 등급은 2, 우수 등급은 45개 밖에 되지 않았다. 재활용 용이성 등급을 표시한 제품은 조사 대상의 56.1%(165) 이었다.

소비자들의 인식은 어떨까. 화장품 업체들의 환경보호 노력 정도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은 5점 만점에 평균 2.6점으로 업체들의 환경보호 능력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설문에 참여한 소비자자 42.6%(298)이 꼽은 업체들이 환경보호를 위해 우선적으로 노력해야 할 점은 포장 줄이기였다. 이어 재활용이 우수한 용기사용 18.1%(127)불리배출이 쉬운 용기사용 16.1%(113)용기 수거 프로그램 운영 68.7%(61) 리필 가능 제품 확대 7.0%(49) 리필 스테이션 확대 6.4%(45) 순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의 화장품 포장재에 대한 불리 배출 표시제도 인식 수준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 응답자의 84.9%9594)이 이제도를 알고 있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응답자의 87.3%(611)이 동일한 조건이라면 친환경 용기의 제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것이다. 친환경 용기를 통한 가치소비를 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화장품 업체들은 제품 포장재의 재활용 등급 표시에는 인색한 편으로 나타났다. ‘최우수’, ‘우수재활용 등급을 표시한 제품은 45개 중 8개 밖에 되지 않았다. 또한 조사 대상 16개 온라인 몰 중 재활용 용이성 등급 및 분리배출 표시 정보를 제품별로 표시한 곳은 겨우 1곳 밖에 없었다. 친환경 용기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소비자 87.3%나 되는데 업체들의 이 같은 행보는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환경을 생각한다면 가치소비를 통한 매출을 올리고 싶다면 더 적극적으로 재활용 등급을 표시해야 한다.

문제는 화장품업체들이 용기 재활용 표기를 한다고 해도 현실상 무용지물이라는 점이다. 환경단체 등에 따르면, 화장품 용기는 선별장으로 가더라도 재활용품으로 분류되지 않고 대부분 그냥 잔재물로 처리되고 있다. 선별장에서 재활용 마크가 있든 없든 재활용이 안 되고 있다. 때문에 환경단체들은 화장품 업계가 별도로 공병을 회수해서 재활용을 해야 된다고 요구하고 있다.

화장품 용기가 환경 문제의 주범이 되지 않으려면 화장품 업체들의 환경 보호 노력이 절실하다. 소비자가 할 수 있는 것은 친환경 용기의 화장품을 구매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용기사용 확대를 촉진해야 한다. 이것이 가치소비다. 화장품 업체들은 친환경 용기사용을 확대함과 동시에 공병 수거에도 앞장서야 한다. 정부는 환경단체가 지적하는 화장품 용기 무조건 폐기에 대해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소비자, 기업들이 하는 이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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