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아이돌 그룹 콘서트 현장(위사진은 해당 기사와 직접적 관계가 없음/ 컨슈머와이드 DB)

[컨슈머와이드-우영철 기자] K(K-POP) 인기에 편승한 팬덤 마케팅 상술이 가치소비를 방해하는 형국이다. 여기에 환경오염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음반사들의 ESG 실천과 소비자들의 가치소비가 시급하다.

2000년 초반만 해도 테이프, LP, CD 등 실물 음반을 구매해야만 했다. 이후 스트리밍 방식이 등장하고 대세로 자리 잡았다.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실물 음반 판매 규모가 줄어들고 있었다. 반면 국내 음반 판매량은 K-POP(K) 아이돌을 중심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2022년 써클 차트에 따르면, 20192509만장이던 음반 판매량은 20204170만 장, 20215708만장으로 늘어나더니 지난해 7711만장으로 급증했다.

이처럼 국내 음반 판매량이 증가하는 이유는 팬덤 마케팅 때문이다. 음반사들이 굿즈를 수집하려는 팬심을 이용해 음반에 굿즈를 포함해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K팝 팬덤 활동 소비자 52.7%가 굿즈 수집을 목적으로 음반을 구매한 것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벤트 응모를 위한 구매도 25.4%나 됐다.

최근 2년 내 발매된 주요 K팝 음반 50종에는 아이돌을 모델로 제작된 포토카드, 포스터 등 상품이 포함됐다. 음반은 세부 사양에 따라 총 128개 상품으로 발매됐다. 한 음반당 세부 사양은 평균 2.6개로 나타났다. 굿즈는 우연적 요소가 없는 일반 굿즈와 우연적 요소에 의해 획득 여부가 결정되는 램덤 굿즈로 구성된다.

문제는 랜덤 굿즈를 얻기 위해 음반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 194명이 동일 음반을 평균 4.1개 구매했다는 점이다. 이중 90개까지 구매한 이도 있었다. 이유는 소장하고 싶은 굿즈 때문이다. 1개 음반당 굿즈는 평균 7.8개다. 랜점 제공 굿즈는 평균 2.9개로 전체 굿즈 대비 약 37%였다. 이중 가장 인기가 높은 굿즈는 포토카드다. 포토카드는 음반의 경우 총 78종을 제공하는데 1개 음반에 랜점으로 6종이 들어가 있다. 모든 포토카드를 수집하려면 최소 13장의 음반을 구매해야 한다.

이벤트 응모를 목적으로 구매한 소비자 102명은 평균 6.7개를 구매했는데, 이중에는 최대 80개를 구매한 소비자도 이었다.

하지만 이중 음악 감상을 한 소비자는 5.7%에 불과했다. 이들 대부분(83.8%)은 음악 감상을 음원·동영상 스트리밍으로 하고 있었다. 다시 말해 자신이 원하는 굿즈를 소장하고자, 또는 이벤트에 응모하고자 음반을 구매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같은 이유로 음반을 구매하다 보니 듣지도 않는 음반은 그대로 쓰레기로 버려진다.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 설문조사에서 500명 중 67.8%과도한 양의 음반 구매 행위가 이 같이 생각하고 있었다.

사실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의 음반과 굿즈를 구매하는 것 역시 가치소비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환경을 중시하는 소비 역시 가치소비다. 어떤 것이 맞고 어떤 것이 틀리다고 말할 수 없다. 다만 이를 악용하는 음반사들의 K팝 팬덤을 악 이용하는 도를 넘는 굿즈 상술은 문제다. 득시무태( 得時無怠)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라는 말로 어떤 일에서 좋은 시기를 얻었을 때, 태만함 없이 근면하여 때를 놓치지 말라는 의미다. 하지만 물이 들어온다고 해도 지나친 팬덤 마케팅으로 가 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K팝 인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지금이라도 도 넘는 굿즈 상술을 접고, 건강한 팬덤 문화 조성을 위해 굿즈와 음반을 분리 판매해야 한다. 소비자들도 가치소비를 위해 소비자의 힘을 보여줄 때다. 음반사의 지나친 굿즈 상술 제품에 대해서 보이콧을 할 필요가 있다. 음반사뿐만 아니라 팬들도 나설 때 건강한 팬덤 문화는 조성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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