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일제 강제징용 피해배상안 발표가 꺼져가던 일본산 불매운동 불씨를 되살리고 있다./ 사진: 컨슈머와이드 DB

[컨슈머와이드-전휴성 기자] 정부의 일제 강제징용 피해배상안 발표가 일본산 불매운동을 다시 깨우는 형국이다. 현재 일본 불매운동이 잠잠해진 틈을 타 일본 브랜드 제품들은 대부분 판매량을 회복했다. 이 상황에서 수그러들었던 불매운동 불씨가 되살아나고 있다.

지난 2019년 아베 정부가 강제징용 배상판결을 빌미로 대한민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해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수출에 제동을 걸자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노 재팬을 외치며 자발적으로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벌였다. 일본 먹거리를 비롯한 소비재, 자동차 등 직격탄을 맞았다. 그러나 코로나19 등 비대면 소비가 증가하면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은 수그러들었다.

최근 일상으로의 전환과 일본 엔저가 맞물리면서 국내 진출 일본 기업들의 매출이 이전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8일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일본 맥주 수입액은 2004천달러(26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315% 뛰었다. 이는 일본의 한국 수출 규제 이후 36개월만에 최대 수입액이다. 지난해 연간 수입액도 14484천달러(188억원)로 전년보다 110.7% 늘어났다. 맥주 뿐만아니라 패션, 자동치, 심지어 여행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의 2022회계연도(20219~20228) 매출은 742억 원으로 지난 회계연도(5824억 원)에 비해 20.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148억 원으로 전년(529억 원) 대비 116.8% 늘었다. 자동차에서는 대표 일본 브랜드인 렉서스가 2월 수입신차 판매 4위에 올랐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등에 따르면, 렉서스는 2월 한달간 1344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183.1% 증가한 수치다. 불매운동 이전 판매량을 회복했다. 토요타는 전년 동월 대비 146.5% 증가한 695대를 팔아 7위를 차지했다. 영화계에서는 일본 열풍이 불고 있을 정도다. 지난 1월 개봉한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300만명이 넘는 관객몰이에 성공했다. 이에 따른 굿즈 등의 판매량도 증가 추세다. 일본 여행은 문전성시다. 일본을 여행한 우리나라 관광객은 지난달 565천명을 넘어섰다. 이는 일본 전체 외국인 방문객의 37.7%에 달하는 수준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내놓은 일제 강제징용 피해배상안이 다시 불매운동 불씨를 되살리는 모양새다. 최근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 정부의 일본산 제품 불매 운동에 나서겠다는 비판적 의견이 줄을 잇고 있다.

정부는 지난 6일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국내 재단을 통해 배상금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일제 강제징용 피해배상안을 발표했다. 발표 이후 피해자 뿐만 아니라 사회 각계에서 정부 발표에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다시 불매운동을 입에 담기 시작했다. 특히 일본 정부와 전범기업들이 강제징용에 대한 인정이나 사과가 없다는 점이 불씨가 되고 있다.

만약 불매운동을 할 것이라면 제대로 해야 한다. 분명 일본 불매운동 효과는 있었다. 그러나 성급한 마무리에 일본으로부터 사과 등은 받지 못했다우리나라 소비자의 저력을 보여줘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가치소비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말로 마지막을 대신한다. 지난 7일 추 전장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정부의 강제징용 배상안을 비판하는 글을 게재했다. 추 전장관은 역사는 뒷거래나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역사적 사실마저 왜곡하는 일본에 대해 정부는 뒤통수를 맞기만 할 것이 아니라 즉각 합의를 폐기하고 항의해야 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역사는 5년 단임 대통령이 함부로 해서는 안 되는 민족의 것이고, 바른 역사는 후대를 위한 미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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