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전국 15개 장례식장 사업자의 불공정 약관 시정

앞으로 장례식장 화환을 사업자가 마음대로 치우지 못한다. 외부 음식물 반입도 허용된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전국 15개 장례식장 사업자의 불공정 약관을 시정했다.(사진:컨슈머와이드DB)

[컨슈머와이드-우영철 기자] 앞으로 장례식장 화환을 사업자가 마음대로 치우지 못한다. 외부 음식물 반입도 허용된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전국 15개 장례식장 사업자의 불공정 약관을 시정했다.

28일 공정위에 따르면, 전국 대학병원 직영 장례식장 등 안치능력, 빈소 수 기준 일정 규모 이상의 장례식장을 운영하는 22개 사업자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 15개 사업자의 위반 혐의가 발견됐다. 

우선 불공정 약관 최다 유형은 화환 임의처분 조항이다. 이어 외부 음식물 반입불가 7개사 , 사업자 면책 조항 4개사, 부당한 재판 관할 조항 4개사, 부당한 유족 배상 조항 3개사, 사업자 배상 시 보험 활용 조항 2개사, 사업자에게 유리한 계약해석 조항 2개사, 보관물품 등 임의 폐기 조항 1개사 등이다

우선 장례식장 화환 임의처분 조항으로 적발된 사업자는 경북대병원, 경상국립대병원, 단국대, 세종시시설관리공단, 울산공업학원, 이화학당, 전남대병원, 제주대병원, 충남대병원 등이다. 이들은 유족에게 배달된 화환을 사업자가 임의로 폐기하거나 재판매를 금지하는 등 화환에 대한 유족의 처분권한을 정당한 이유 없이 제한해 왔다. 문제는 이들 사업자들이 유족 소유 화환에 대한 사용․수익․처분권리를 부당하게 박탈 또는 제한했고, 정부 정책과는 반대로 화환의 재사용을 금지해 왔다는 점이다. 이에 공정위는 유족의 화환에 대한 처분권을 보호하기 위해 장례식장이 임의로 파쇄․폐기하는 조항은 삭제하되, 장례식장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유족이 일정 시점까지 스스로 처분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유족이 처분하지 못할 경우에 한하여 사업자에게 처분을 위탁할 수 있게 했다.

외부 음식물 반입금지 조항으로 적발된 사업자는 단국대, 대우학원, 부산시의료원 전북대병원, 제주대병원, 조선대, 충북대병원 등이다. 장례식장 사업자가 제공하는 음식물 사용을 강제하여 고객의 음식물에 대한 선택권을 부당하게 제한해 온 것이 문제가 됐다. 장례식장 이용자는  문상객 접대를 위한 음식물 종류와 제공방법(직접 준비, 장례식장 제공 음식 이용, 혼용 등)을 자유롭게 선택할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공정위는 일체의 반입을 금지하는 조항은 삭제하고, 조리된 음식 등 변질 가능성이 있어 식중독, 전염병 등 위생상 제한 필요성이 있는 경우로 반입의 제한 범위를 한정하는 쪽으로 조항을 시정 조치 했다. 다만, 조리된 음식이라 하더라도 사업자와 고객이 협의하여 음식물 반입 여부를 정할 수 있도록 했다.

가톨릭학원, 경북대병원 등 일부 사업자가 고객에게 손해를 배상할 경우 보험으로 처리하도록 한 조항은 삭제하거나 보험으로 배상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 사업자가 책임지도록 시정 조치 됐다. 또한 이화학당, 조선대, 충남대병원 등 일부 사업자가 유족의 대리인 및 방문객이 고의 또는 과실로 병원 소유 물건과 부대시설 등을 손괴하였을 경우에 유족이 그 손해를 배상하도록 한 조항은 삭제됐다. 또 울산공업학원, 전남대병원, 제주대병원, 조선대 등 일부 사업자들이 사업자의 귀책 여부에 관계없이 장례식장 내에서 발생한 모든 사고, 도난, 분실 등에 대해 사업자의 책임을 배제한 조항은 시설물의 하자, 종업원의 고의 또는 과실 등 사업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해 사고가 발생한 경우 사업자가 그 손해를 배상하도록 시정 조치 됐다. 아울러 전북대학교, 조선대 등 일부 사업자들이 계약 당사자 간 합의되지 않은 사항은 사업자의 해석·결정에 따르도록 한 조항은 관계 법령과 일반 관례에 따르도록 시정 조치됐다. 

이밖에 대우학원, 이화학당, 조선대, 충북대병원 등의 부당한 재판관할 조항은 민사소송법에 따라 정하도록 시정 조치됐고 ,  대우학원의 보관물품 등 임의 폐기 조항은 폐기 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불공정 약관 시정을 계기로 장례식장 관련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고, 장례서비스 시장에서의 공정한 거래 관행을 형성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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