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경궁-종묘 연결 역사복원사업’  2011년 첫 삽 뜬지 12년 만에 완료 
담장 사이에 두고 하나의 숲으로 연결돼있었지만 1932년 일제가 율곡로 개설해 갈라놔
축구장보다 넓은 8,000㎡ 녹지로 연결, 일제가 허문 궁궐담장(503m)과 북신문 원형복원
궁궐담장 따라 고즈넉한 분위기서 산책할 수 있는 340m ‘궁궐담장길’도 신설

서울시는 ‘창경궁-종묘 연결 역사복원사업’을 완료하고 오는 22일 복원된 담장, 녹지와 새로 조성한 궁궐담장길을 시민에게 개방한다 /사진은 시민 개방 전인 20일 궁궐담장길에서 진행된 프레스투어 모습  (사진:강진일 기자)

[컨슈머와이드-강진일 기자] 일제가 갈라놓은 창경궁과 종묘가 90년 만에 다시 연결돼 본래의 모습을 회복하고 우리 국민들과 다시 만난다. 서울시가 지난 2011년 기공식을 시작으로 2022년 6월까지 진행한 ‘창경궁-종묘 연결 역사복원사업’이 마무리 된 것. 창경궁-종묘 연결 역사복원사업은 ▲일제가 허문 궁궐담장(503m)을 선형 그대로 복원하고 ▲창경궁과 종묘 사이를 약 8,000㎡의 녹지대로 연결하고 ▲담장을 따라 창경궁을 바라볼 수 있는 궁궐담장길(340m)을 조성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 사업의 주요 목적은 일제에 의해 파괴된 '역사 회복'과 우리의 문화 유산을 통한 ' 자랑스러운 역사 되새기기'다. 

 

복원, 조성된 궁궐담장길의 모습(사진:강진일 기자)

20일 서울시는  ‘창경궁-종묘 연결 역사복원사업’을 완료했다고 밝히고 복원된 담장·녹지와 새로 조성한 궁궐담장길에서 기자들을 위한 프레스 투어를 진행했다.  일반 시민들은  오는 22일부터 궁궐담장길 이용이 가능하다. 

창경궁-종묘 연결 역사복원사업은  2천 년 고도 서울의 역사를 바로 세우고 문화적 품격을 높인다는 목표로 2011년 5월 사업의 첫 삽을 뜬지 12년 만에 완료됐다. 

서울시는 총 1008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창경궁과 종묘를 단절시켰던 율곡로를 지하화하고 그 위에 축구장보다 넓은 녹지(약 8,000㎡)를 만들어 끊어졌던 녹지축을 잇고, ▲일제가 없애버린 창경궁과 종묘 사이 궁궐담장(503m)과 북신문도 최대한 원형 그대로 복원했다. ▲ 공사 중 발굴된 옛 종묘 담장의 기와, 서까래,기초석 등 20% 이상 재사용해 복원된 궁궐담장을 따라 조선왕실의 발자취를 느끼며 산책할 수 있는 340m, 폭 3m의 ‘궁궐담장길’(돈화문~원남동사거리)도 새로 만들었다. 궁궐담장길은 조선시대엔 없었지만, 이번 역사복원사업을 통해 새롭게 조성한 길이다. ▲보행약자를 위해 계단과 턱이 없는 완만한 경사로 설계하고, 원남동사거리에는 산책로로 연결되는 엘리베이터를 설치했다.

이번 역사복원은 과거 동궐(창덕궁‧창경궁)과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었지만 일제의 율곡로 개설로 섬처럼 분리돼버린 종묘를 선조들이 계획하고 건설했던 공간으로 되돌려 조선의 궁궐과 국가상징물의 역사적‧전통적 가치를 회복했다는 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 

프레스 투어에서 하현석 서울시 토목부장은 " 원래 종묘와 동궐(창덕궁·창경궁)은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숲으로 이어져 있었지만, 조선총독부가 광화문 앞에서 창덕궁 돈화문을 지나 조선총독부의원(서울대학교병원의 전신인 대한의원, 국권을 빼앗긴 뒤 개명) 앞을 통과하는 도로를 만들며 창경궁과 종묘를 갈라놓고 구름다리(관덕교, 철거 후 잔재는 서울역사박물관 보관)를 놓았다. 일제는 풍수지리상 북한산의 주맥이 창경궁에서 종묘로 흐르게 되어 있는 것을 도로의 신설과 확장이라는 미명 아래 끊어버린 것" 이라면서 "철거해서 없던 것들을 역사적 자료를 보고 최대한 근접하게 다시 복원했다. 일제 때문에 단절된 소중한 우리의 역사를 복원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이러한 역사가 있었다는 것을 시민에게 알려드리고 싶어서 창경궁-종묘 연결 역사복원사업을 진행했고,이러한 부분에서 큰 가치가 있는 사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창경궁-종묘 역사복원사업이 완성됨에 따라 인근의 청와대, 서울공예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그리고 8월 6일 개장을 앞둔 광화문광장과 녹지공원으로 돌아올 송현동 부지까지, 서울 도심이 역사‧문화‧예술‧녹지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거듭나는 데도 한층 속도를 내게 됐다. 

창경궁-종묘 단절구간 연결은 2007년 서울시가 발표한 '도심재창조 프로젝트'의 4대 남북축 (역사문화축/ 관광문화축 / 녹지문화축 / 복합문화축)가운데 ‘녹지문화축’의 시발점이자, 서울시 최상위 공간계획인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안)'에서 제시한 남북녹지축의 중심이다. ‘녹지문화축’은 창경궁~종묘~세운상가~퇴계로~남산의 단절된 녹지축을 복원해 창경궁과 남산을 녹지로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이러한 뜻깊은 역사 복원의 현장인 '궁궐담장길'은 말그대로 궁궐담장길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분간 이 곳을 통해 종묘와 창경궁으로의 출입은 불가능하다. 창경궁과 종묘 사이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으려면  문화재청과 협의가 이뤄져야 하는데 지금 상황은 '협의 중'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하현석 서울시 토목부장은 "현재 창경궁은 자유관람이지만 종묘는 예약을 통한 시간제 관람으로 운영되고 있어 통합 관람체계로 재편이 필요한 상황이고,  또 궁궐담장길에 창경궁 관람 매표소를 설치 및 운영하기 위한 인력과 보안설비 등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종묘와 창경궁 출입은 언제 가능할 지 현재는 확실히 말하기는 어렵다. 빠른 시일내에 협의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21일 오후 3시에 오세훈 서울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궁궐담장길 시민개방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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