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부자재와 물류비 등의 지속적인 상승 압박 때문...가격 인상 명분
정부, 외식 물가 잡겠다고 밀가루 가격안정 지원... 업체들 가격인정 분 가격에 반영할지 의문
한번 오른 가격 내리는 것 없어...가격 인상이 답은 아냐, 소비자와 고통 분담해야

최근 롯데리아, KFC, 굽네치킨 등 대형 외식 브랜드들이 잇달아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사진: 우영철 기자)

[컨슈머와이드-우영철 기자] 최근 롯데리아, KFC, 굽네치킨 등 대형 외식 브랜드들이 잇달아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불과 4개월에서 반년여 만에 또다시 인상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국제 원·부자재와 물류비 등의 지속적인 상승 압박을 가격 인상 이유로 내세웠다. 이해는 간다. 손해 보면서 장사를 할 순 없다. 정부가 외식물가를 잡겠다고 국내 제분업체를 대상으로 가격 상승분의 70%(546억원)를 투입하는 등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과연 한번 오른 가격이 다시 인하될지 의문이다.

12일 기준 가격을 인상한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롯데리아, 굽네치킨, KFC 등이다. 우선 KFC는 이날 징거버거와 오리지널 치킨(조각) 등 일부 메뉴 가격을 최대 400원 인상했다. 앞서 KFC는 자난 1월에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이를 감안하면 불과 6개월만에 또 가격을 올린 것이다.

써브웨이도 12일부터 대표 제품인 15센티미터() 샌드위치 가격을 평균 5.8% 올렸다. 74종 메뉴 가격이 올랐다. 특히 일부 30cm 샌드위치 인상 폭은 1600원에 달한다. 써브웨이는 올 1월에도 샌드위치와 샐러드 가격을 평균 5.1% 인상했다. 올해 만 총 10% 넘게 가격을 올린 셈이다.

롯데리아는 지난달 16불고기버거새우버거등 햄버거 15종을 포함한 총 81개 메뉴 판매가를 평균 5.5% 인상했다. 인상 폭은 평균 400~500원이다. 롯데리아는 지난해 12월에 불고기버거를 비롯한 63종 메뉴를 평균 200원 올린 바 있다.

굽네치킨은 지난 2월에 이어 이달 4일부터 날개·다리·순살 등 부분육 메뉴 가격을 1000원씩 인상했다. 불과 5개월만에 가격을 또 올렸다. 이에 따라 인기 메뉴 굽네고추바사삭순살치킨은 종전보다 1000원 오른 22000원을 지불해야 먹을 수 있게 됐다.

현재는 이정도다. 문제는 도미노 현상이다. 이들이 가격인상에 나선 이유는 곡물 등 원·부자재 가격상승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곡물 등 원·부자재의 가격이 오르기 시작한 이후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가격 상승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지난달 제분용 밀의 평균 수입단가는 톤(t)453달러로 전년(319달러) 대비 42.0% 올랐다. 서로 눈치만 보던 업체들이 앞다투어 가격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미 우리는 이러한 패턴을 자주 경험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6월 국내 외식물가지수는 전년 동기보다 8.0% 상승했다. 이는 지난 1992108.8% 이후 299개월 만의 최고 상승률이다.

이에 정부가 외식물가 잡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밀가루 가격안정 차원에서 국내 제분업체를 대상으로 가격 상승분의 70%(546억원)를 투입한다. 또한 지난달 식용유와 돼지고기 등 7개 품목의 할당관세(0%)에 이어 이달에 소고기와 닭고기, 분유를 비롯한 7개 품목을 추가 확대 적용한다. 이렇게 되면 가격 상승분에 대한 업체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문제는 업체들이 줄어든 부담을 가격에 반영하느냐다. 앞서 국내 유가가 폭등해 서민 경제에 영향을 미치자 정부가 유류세 인하를 수차례 단행했지만 정작 국내 정유사들은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을 것으로 드러났다. 유류세 인하가 정유사의 배만 불리는데 활용됐다.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다. 지금껏 한번 오른 가격이 인하된 적은 거의 없다. 국제 곡물 등 원·부자재의 가격이 떨어지면 그만큼 프랜차이즈 업계의 제품 가격에도 반영되야 하지만 한번도 그러한 이유로 가격이 내려가지 않았다. 지금은 위기를 기회로 삼기 보다는 위기를 함께 극복해 나가야 할 때다. 소비자가 없이는 프랜차이즈도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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