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Q“당분간 가격 인상 하지 않겠다”천명... 자사앱 활성화 및 수제맥주등 사이드 메뉴 개발 등 통해 본사 및 가맹점 수익 보전

BBQ가 15일 치킨 가격 동결을 천명했다.(사진: 강진일 기자)

[컨슈머와이드-강진일 기자] BBQ가 15일 치킨 가격 동결을 천명했다. 교촌치킨, bhc치킨이 치킨 가격을 올린 것과 대조적 행보다. 다들 죽겠다는데 BBQ만 당분간 가격 인상을 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배경이 궁금해진다.

15일 BBQ는 치킨업계의 제품가격 인상에 대해 원재료, 최저임금, 배달료 등 상승으로 가격인상 요인이 넘침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치킨가격 인상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급증, 연말연시와 대선 등 정치 사회적으로 어수선한 시기에 당분간 가격 인상을 하지 않고, 5천만 국민의 고통을 분담한다는 차원에서 가격인상 요인들을 BBQ 본사가 부담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 확산세 속에서도 최저임금, 배달앱 수수료 및 배달비용 등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고, 치킨 조리에 사용되는 필수 원ㆍ부재료인 올리브유 및 밀가루, 옥수수 등 국제 원ㆍ부재료 가격들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데다 국제적 공급망 불안정으로 인한 국내외 물류비의 급격한 상승으로 가격인상 압박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농업관측센터 자료에 따르면 튀김가루의 원재료인 옥수수의 경우 지난 2018년 대비 가격이 약 72%(톤당 208달러->356달러) 상승했다. 최근 국제 공급망 불안정으로 해상운임(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기준)은 무려 327.5%가 급등했다. 매장 운영의 주요 가격 인상요인 인건비는 고용노동부 산하 최저임금위원회의 최저임금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기준 1만147원(주휴수당+법정공휴일+52시간 기준)에서 내년 1만4366원(동일기준)으로 최저임금 약 41.5% 상승하며 인건비 부담이 높아졌다. 여기에 비대면 소비가 증가로 배달의 비중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배달앱 수수료의 부담도 높아졌다. 게다가 가맹점이 부담해야 하는 배달대행 기본 수수료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8년 기준 건당 3300원으로 시작한 수수료는 매년 상승하여 현재 건당 4500원까지(지역별, 대행사별 상이할 수 있음) 상승했다. 하지만, 내년 1월부터 시행될 중대재해처벌법과 최저임금 인상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배달대행 수수료가 추가 인상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가격인상 압박에도 불구하고 BBQ가 가격 동결이라는 결단을 내릴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그동안 BBQ는 가격인상 대신 본사와 가맹점의 수익을 보전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준비해 왔다.

BBQ는 우선 자사앱 활성화를 통해 가맹점들의 수익 보전에 나서고 있다. BBQ가 자사앱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가맹점들이 부담하고 있는 배달앱 수수료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BBQ 자사앱을 이용해 배달을 주문하면 평균 10%가 넘는 배달앱 수수료 부담이 사라진다. BBQ는 카카오톡 선물하기 기프티콘 상시할인(3천원)’ 등 다양한 자사앱 프로모션을 진행해, 고객 유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즉시 서버 다운 재발 방지를 위한 서버를 증설하고 기프티콘 사용시 ‘메뉴 변경’, ‘추가결제’ 등 기능을 도입하는 등 고객 이용 환경 개선에도 나서고 있다.

BBQ 관계자는 “치킨 가격 인상 요인 중 하나는 가맹점이 부담하는 배달앱 수수료도 포함된다”며 “자사앱에서의 주문이 활성화 되면 가맹점의 수수료 부담이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앞으로도 자사앱 활성화를 통해 가맹점들의 수익 보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BBQ의 가격 부담 요인을 줄이기 위한 또 하나의 방책은 수제맥주다. BBQ는 이전 치킨가격을 인상하려다 뭇매를 맞은 적이 있다. 이후 BBQ는 다양한 사이드 메뉴 개발과 함께 수제맥주를 선보였다. 치킨 가격을 인상하면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져 가격에 대한 저항감이 생기지만 다양한 사이드 메뉴와 수제맥주로 이를 보전할 수 있다. 쉽게 설명하면 치킨을 주문할 때 일반적으로 치맥을 즐기는 소비자라면 맥주도 함께 주문한다. 이때 기성 맥주가 아닌 BBQ가 만든 수제맥주를 주문한다면 그만큼 BBQ 입장에선 수익이 올라간다. 사이드 메뉴도 마찬가지다.

BBQ 관계자는 “치킨 메뉴 보다 수제맥주 수익성이 좋다. 치킨 메뉴 한 개를 판매하는 것보다 수제맥주 2개를 파는 것이 더 이익이 많이 남는다. 이를 통해 치킨 가격 인상 없이도 본사와 가맹점의 수익을 보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년부터 이어진 코로나19 확산세 속에서도 최저임금, 배달앱 수수료 및 배달비용 등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고, 또한 치킨 조리에 사용되는 필수 원ㆍ부재료인 올리브유 및 밀가루, 옥수수 등 국제 원ㆍ부재료 가격들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게다가 국제적 공급망 불안정으로 인한 국내외 물류비의 급격한 상승도 큰 부담이 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그러나 이와 같은 방법으로 치킨 가격 인상 대신 가맹점 수익성 개선을 위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격은 업체가 정하는 것이 아닌 소비자의 권한이다. 지금껏 소비자들은 업체가 제시하는 가격에 따라갔다. 대부분 대안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현재 치킨에서는 상황이 다르다는 점이다. 교촌치킨, bhc치킨이 가격인상을 통해 치킨 2만원 시대를 열었지만 이에 반기를 든 BBQ가 있다. 도미노 가격 인상에 반기를 들 필요가 있다. 소비자들이 BBQ의 정책에 손을 잡아준다면 분명 치킨 가격은 오르지 않을 수도 있다.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다. 과연 이번 BBQ의 결단이 치킨업계에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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