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코로나 맞춰, 해외여행 상품, 의류 및 휴가지 상품 불티...억눌렸던 여행 소비 심리 폭발
정부, 전 국가·지역에 대한 특별여행주의보를 내달 13일까지 한 달간 추가 연장...외교부 “가급적 해외여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하고, 해외에 체류 중인 경우 위생수칙 준수 철저, 다중행사 참여 및 외출·이동 자제, 타인과 접촉 최소화 등 신변안전에 각별히 유의”당부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시행에 맞춰 해외여행을 가려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 사진: 컨슈머와이드 DB

[컨슈머와이드-우영철 기자]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시행에 맞춰 해외여행을 가려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여행 소비 심리가 폭발하면서, 하루라도 빨리 여행을 떠나고 싶어 하는 여행객들이 늘면서다. 관련 업계도 호황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해외여행 관련 상품이 불티나게 팔리는가 하면 겨울 시즌임에도 휴가지에서 입을 여름 옷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백신 인센티브와 관련, 접종을 완료했거나 음성확인서를 소지하고 있으면 해외여행에서 우선적으로 혜택을 부여하겠다는 정부 방침도 이를 부추기고 있다. 그러나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센 상황인데다 해외여행을 갔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해외여행을 떠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위드 코로나시대에 본격 돌입하면서 연내 즉시 여행을 떠나는 퀵트래블족(quick+travel)’이 늘고 있다. 위메프가 지난달 1일부터 25일까지 해외 항공권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거래액이 전월 대비 790%까지 증가했다. 이들 중 연내(10~12) 즉시 출발하는 항공권을 결제한 고객은 90%에 육박했다. 3개월 이후인 내년 초(1~3)에 출발하는 해외 항공권 예약 건은 10% 안팎이다. 트래블 버블 협약을 맺은 국가가 많아진 데다 위드 코로나로 전환되면서 해외 여행을 준비하는 여행객들이 부쩍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같은 분위기는 최근 글로벌 결제기술 기업 비자가 발표한 자료에서도 여지없이 나타나고 있다. 비자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아시아·태평양 지역 14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글로벌 여행 의향 조사(Global Travel Intentions Study PLUS) 결과 우리 국민 10명 중 3명 이상이 1년 내 해외여행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여행지로는 하와이, 호주, 독일,러시아, 미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순으로 선호했다. 비자는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소비자는 현지 정부의 규제 및 안전관리 수준이 우수하며 이동 거리가 짧은 여행지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했다또한 외진 곳(remoteness)에 대한 선호도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같은 소비자 반응은 실제 행동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17일 라이브 커머스 그립이 몰디브 항공권 판매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지 1분 만에 준비된 300장 전량이 완판됐다. 이날 준비된 상품은 몰디브행 싱가포르 항공 이코노미석과 비즈니스석 왕복 항공권이 각각 59만원, 119만원으로, 이는 정가인 235만원, 480만원에서 최대 70% 할인된 가격이었다.

SSG닷컴에서 지난 2일 자체 라이브커머스 채널 쓱라이브(SSG.LIVE)’를 통해 선보인 괌 자유여행핫딜 상품은 방송 20분 만에 완판됐다. 최대 접속자 수는 4천여 명을 기록하며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최근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 ·여행안전권역)을 도입한 하와이 등 휴양지로 잘 알려진 지역을 행선지로 정한 여행 상품 구매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온라인쇼핑몰에서는 역시즌 상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겨울시즌임에도 원피스, 버킷햇 등 휴양지룩 매출이 증가추세다. W컨셉에서는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원피스, 버킷햇 등 휴양지룩 관련 상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0% 신장했다. 특히 여름 원피스 매출이 20% 증가했다. 물놀이에 필요한 수영복, 래시가드 등 스윔웨어 매출도 67% 신장했다. 여행과 관련한 액세서리와 잡화 매출도 큰 폭으로 늘었는데 모자 매출은 전년비 110% 상승했다. 챙이 넓은 버킷햇과 통풍이 잘 되는 니트 짜임의 모자가 인기를 끌었다. 샌들과 슬리퍼는 각각 600%, 273% 증가했다. 캐리어나 백팩 등 여행 가방 매출 역시 130% 늘었다.

이러한 현상은 SSG닷컴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스윔웨어 매출은 99%, 여행용 가방은 174%나 늘어났다.

해외여행 관련 상품 출시도 기지개를 펴고 있다. 부산에어는 2년만에 해외여행 상품을 출시했다. 이번에 출시한 부산-괌 노선은 오는 27일부터 운항한다. 괌 패키지 상품은 78일 여정으로 왕복 항공권과 현지 호텔 숙박이 포함된 상품으로 판매 가격은 90만원대다. 기존 34일 또는 45일 일정의 괌 여행 상품 가격이 150만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해외여행을 기다려온 여행객에게 큰 매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에어부산은 국제선 이용객이 온라인 기내 면세점에서 제품 구매 시 금액별 10% 할인 쿠폰도 준다.

문제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점이다. 정부는 지난 13일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전 국가·지역에 대한 특별여행주의보를 내달 13일까지 한 달간 추가 연장했다. 특별여행주의보는 단기적으로 긴급한 해외여행 위험에 대해 발령하며 '여행자제' 이상 '철수 권고'(3단계) 이하에 준하는 조치다. 정부는 코로나19 유행에 따라 지난해 323일 특별여행주의보를 처음 발령한 이후 계속 연장해왔다. 22일 외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사이판, 싱가포르 2개 국가와 트래블버블(여행 안전 권역)을 체결했다. 트래블버블 적용 국가 간 여행객에 대해서는 격리조치를 면제해준다. 단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음성판정을 받은 경우에 한한다. 트래블버블이 체결되지 않은 나라 중에도 미국(·하와이 포함), 프랑스, 스페인, 영국, 몰디브, 태국 등 많은 나라들이 백신 접종자의 자가격리를 면제해주고 있다. 그러나 최근 해외여행을 갔다가 현지에서 코로나19에 확진되는 사례가 나오는 등 아직은 해외여행을 자제해야 할 때로 보인다.

국내 코로나19 확산세도 걸림돌이다. 22일 정부가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코로나19 위험도 평가 결과를 발표했는데 우려했던 대로 수도권의 위험도가 최고단계인 '매우 높음'으로 나타났다. 방역당국은 113주차 주간 위험도 평가를 발표하면서 전국 평균은 '높음'으로 평가했고, 수도권은 '매우 높음', 비수도권은 '중간'으로 평가했다. 이는 방역당국이 직전 전주(7~13) 분석한 위험도 평가보다, 모두 2단계씩 상승한 것이다. 지난주, 수도권 확진자는 하루 평균 2174명으로 급증했고 전주 대비 27%가 증가해, 역대 가장 높은 확진자 수를 기록했다. 60세 이상 고령층 확진자 비율은 4주 전 24.5%에서 지난주 35.7%로 급증했고, 주간 신규 위중증 환자 수 역시 4주 전 212명에서 지난주 346명으로 크게 늘었다. 확진자 한 명이 감염시킨 사람 숫자를 보여주는 감염재생산지수도 1.05에서 1.1로 증가하며, 확산 세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때문에 다시 해외여행길이 막힐 수도 있는 상황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발령 기간 가급적 해외여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하고, 해외에 체류 중인 경우 위생수칙 준수 철저, 다중행사 참여 및 외출·이동 자제, 타인과 접촉 최소화 등 신변안전에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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