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기요와 서울시, 다회 배달용기 사용료 음식당 1천원 소비자 부담...음식 4개를 시키면 4천원
1인 가구 부담 커질 듯...8천원인 짬뽕 2개 주문시 배달 비용만 50%(배달료 3천원에 다회용기 1천원) 더 부담
친환경 위해 다회 배달용기 활성화한답시고 소비자에게만 비용 전가
배달앱 업계에서도 다회 배달용기 사용 활성화에 부정적 시각...“비용부담과 여러 가지 제반 문제들에 대한 숙제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지금 다회용기 활성화에 나선다는 것은 무리”

12일부터 요기요가 서울시와 함께 다회 배달용기 사용 활성화 시범사업을 진행한다./ 사진: 서울시

[컨슈머와이드-전휴성 기자] 앞으로 배달음식 주문 시 소비자의 부담이 더 가중될 전망이다. 최근 요기요와 서울시가 다회용기 사용 활성화 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그런데 다회용기 사용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시키고 있는 것. 소비자입장에선 배달료에 다회용기 사용료까지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을 위한답시고 소비자에게만 비용을 부담하라고 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이렇다 보니 다른 배달앱 업계에서도 우려가 나온다. 배달업, 요식업뿐만 아니라 소비자도 만족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지난 6일 요기요와 서울시는 다회용 배달용기 사용 활성화 사업을 12일부터 내년 114일까지 3개월 추진한다고 밝혔다.

자료: 서울시

요기요와 서울시에 따르면, 다회용 배달용기 사용 활성화의 골자는 다회용기 사용을 통해 일회용기 사용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배달앱에서 소비자가 다회용기를 선택하면 해당 배달음식점이 다회용기에 음식을 담아 배달한다. 배달음식 섭취가 끝난 소비자는 다회용기를 문 밖에 놔두면 다회용기 관리업체가 이를 수거해 세척 후 다시 해당 음식점에 재공급한다. 이번 시범사업의 다회용기 관리업체로는 잇그린이 선정됐다. 다회용기는 스테인리스 용기다. 서울시는 시범사업을 거쳐 100% 다회용 배달용기 사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관련기사 참조)

일회 용기를 줄여 환경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는 이해가 된다. 그러나 문제는 비용이다. 서울시가 배포한 보도 자료에는 소정의 비용을 소비자가 부담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요기요가 배포한 보도 자료에는 비용 부분이 빠져있다.

이에 요기요를 통해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을 취재해 보니 배달 주문 음식당 500~1000원을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예를 들면 배달음식으로 중국요리 중 짬뽕, 자장면, 탕수육 1개씩을 주문하면 다회용 배달용기 사용료는 개당 1000, 3000원을 부담해야 한다. 환경을 위해 그릇당 1000원을 내는 것에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배달료까지 합하면 배달로 음식을 주문 시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1인가구의 경우 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8000원인 짬뽕 1개를 배달로 주문하면 현재는 음식값 8000원에 배달료 3000원을 더해 11000원을 내야 했지만 앞으로는 여기에 다회용기 사용료 1000원을 더해 12000원을 지불해야 한다. 음식 값의 절반인 4000원을 배달 부대비용으로 부담해야 한다는 소리다.

이에 대해 요기요 관계자는 다회용기 사용은 그동안 환경단체들이 요구해온 사안이다. 다회용기 사용을 위해선 비용 발생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며 다회용기는 소비자가 주문 시 선택 사항이기 때문에 사용을 원치 않으면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요기요의 주장대로 시범사업 기간인 현재는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결국엔 배달 주문 시 소비자의 선택은 사라지게 될 것이 자명하다. 이미 배달 대행 서비스를 통해 증명됐다. 배달앱이 활성화되기 전에도 음식배달은 존재했고, 나름 활성화 돼 있었다. 당시에는 음식점이 직접 배달을 했다. 배달용기도 다회용이었다. 배달비용도 무료였다. 그러나 배달 대행이 활성화되자 소비자는 배달료를 지불하게 됐다. 현재는 배달료 지불은 당연한 일이 됐다. 다회용기 사용료 부담 역시 현재는 소비자 선택에 따라 달라질 있다고는 하나, 서울시가 밝힌 것과 같이 모든 배달음식점이 다회용기를 사용할 경우 소비자의 선택권은 사라지게 된다. 결국 소비자는 현재의 배달료처럼 다회용기 사용료를 부담하게 될 것이다.

사실 음식점 입장에선 다회용 배달용기 사용을 굳이 마다할 필요가 없다. 배달 대행 활성화로 가장 이득을 본 곳은 음식점들이다. 이전 음식점들은 배달을 위해 배달 직원 고용, 이륜차 구입 및 관리 등 적잖은 비용이 들었다. 배달대행으로 배달 비용을 절감하게 됐다. 그렇다고 음식가격이 줄어든 비용만큼 반영되지 않았다. 다회용기 사용도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음식점 입장에선 일회용기 구입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일회용기 비용 감소는 결국 음식점의 배만 불리게 될 것이다. 결국 환경 보호를 소비자에게만 전가시키고 있는 셈이다.

배달업계도 우려가 나온다. 비용부담 등 아직 풀어야할 숙제가 많다는 것이다.

한 배달앱 업계 관계자는 환경단체에서는 일회용기가 넘쳐나니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게 친환경적인 방법 중 하나라고 주장한다. 그동안 이것을 지자체, 민간단체 등에 적극 고려를 해달라고 적극 권장을 해왔다현상과 현상이상 사이에서 괴리가 큰 것은 친환경적인 부분에만 방점을 찍으면 다회용기를 사용하면 좋다. 그런데 소비자입장에서는 다르다. 특히나 한국음식은 고추장 고춧가루 베이스가 많기 때문에 국물이 노랗거나 주황색으로 변색이 되고 만다. 그런 것들을 다른 고객들이 받았을 때 과연 얼마나 기분 좋게 음식을 소비할 수 있느냐, 그리고 결국은 회수의 문제인데 회수의 주체는 누가될 것이며 회수에 대한 부담은 누가 나눠 낼 것이냐, 이런 부분들에 대한 것이 교통정리가 되지 않지 않은 상황에서 단지 선언적인 의미로 친환경은 다회용기 사용이라는 공식에만 등식에만 얽매여 있으면 현실적인 제약이 많다고 업계에서는 다 알고 있다. 소비자들도 다회용기로 본인의 음식을 다회용기로 받기를 원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시는 요기요에 좋은 친환경이라는 취지로 제안을 했을 것이고, 이에 요기요가 손을 잡은 것으로 볼 수 있다결국에는 회수에 대한 비용이다. 회수하러 갈 때 유류비, 인건비 , 오토바이 소모에 대한 감가삼각 등 제반이용을 다 반영된 것으로 이것을 1차적으로 소비자에게 500~1000원씩 부담시키려 한다비용부담과 여러 가지 제반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하지에 대한 숙제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지금 다회용기 활성화에 나선다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전가, 음식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친환경 대열에 동참하지 않는 음식점이라는 낙인이 찍히지 않을까 하는 염려 등을 풀어야 할 것들이 많기 때문에 아직까지 다회용기가 이 시장에 퍼지지 않은 이유도 있다취지는 동감하지만 고려해야 할 것도 많다고 덧붙였다.

배달 대행이 활성화되면서 늘어난 것이 일회용기다. 다회용기를 사용하던 음식점들도 배달대행을 이용하면서 일회 용기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통계청 기준 올 상반기 서울시에서만 사용되는 1회용 배달용기는 월평균 5400만개에 달한다. 어떻게든 일회용기 사용을 줄여야 하는 것은 맞다. 그렇다고 무조건 소비자에게 다회용기 비용을 전가시키는 것은 다회용기 활성화는 고사하고 배달앱, 배달대행, 음식점 시장에 적잖은 타격을 입힐 수도 있다. 소비자들은 배달음식만이 답이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 가정간편식(HMR), 레스토랑 가정간편식(RMR) 등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다. 아예 환경을 위해 배달음식을 주문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따라서 일방적으로 소비자에게만 다회 배달용기 사용에 대한 비용을 전가시키지 말고 지자체, 배달앱, 배달대행, 음식점, 소비자가 같이 비용을 부담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때이다. 또한 다회 배달용기 회수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오염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저작권자 © 컨슈머와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