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에 놀라고 주행성능, 승차감에 또 놀라다

폭스바겐 신형 티구안을 시승했다./ 사진: 전휴성 기자

[컨슈머와이드-전휴성 기자] 연비 최강자가 등장했다. 지금껏 기자가 시승을 하면서 이 정도의 연비를 경험해 본 적이 없다. 123.3km 를 주행한 평균 연비가 25km/L이다. 주인공은 폭스바겐 2세대 부분변경 모델 신형 티구안(이하 신형 티구안)이다. 시승차를 인계 받으면서 폭스바겐 관계자가 연비가 우수하다. 타보시면 알 것”이라고 했던 말이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이래서 티구안이 수입 SUV 1인자구나'를 절감(切感)했다.

티구안은 지난 20081세대를 처음 선보인 이후 현재까지 56000대 이상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하며 명실상부 수입 SUV 1인자다. 지난해에는 수입 SUV 중 유일하게 연간 판매량 1만대를 돌파했다. 이는 2020년 판매된 수입 SUV 10대 중 1대에 이르는 압도적인 판매량이다. 이번에 출시된 신형 티구안은 수입차 시장의 대중화라는 폭스바겐코리아의 비전 아래 모두를 위한 프리미엄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한 새로운 ‘3A 전략을 적용한 첫 번째 주자다.

신형 티구안/ 사진: 전휴성 기자

기자는 지난 11일 신형 티구안을 시승했다. 기자에게 배정된 신형 티구안은 2.0 TDI 프레스티지 모델이다. 시승구간은 컨슈머와이드 사옥자유로(파주 방향)파주 임진각 자유로(서울방향) 컨슈머와이드 사옥까지 121.4km. 신형티구안 내·외형 디자인, 스팩 등은 관련 기사로 대체한다. 이번 시승에서는 연비, 승차감 등에 주안점을 뒀다.

123.3km 평균 연비 25km/L/ 사진: 전휴성 기자

123.3km 평균 연비 25km/L...연비 종결자 등장

신형 티구안은 디젤엔진이 탑재된 모델이다. 폭스바겐의 혁신적인 트윈도징 테크놀로지를 적용한 차세대 EA288 evo 엔진이다. 전 세대 엔진 대비 질소산화물(NOx)을 약 80%까지 저감 시킨 이 혁신적인 엔진으로 오는 2025년 적용되는 유로7 기준을 충족한다. 시동버튼을 누르자 기존 디젤차 보단 조용하다. 그렇다고 디젤엔진의 특유의 소음이 없지는 않다. 출발은 경쾌하다. 일반도로에서 잦은 가다서다에서도 운전피로도가 낮다. 탁 트인 전면 시야가 꽉 막힌 도로에서 가슴을 시원하게 만든다. 사실 일반도로에서는 신형 티구안과 다른 차들과이 차이점을 찾기 힘들다. 가양대교를 건너 강변북로 파주 방면으로 접어들자 신형 티구안이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가속페달에 힘을 주자 신형 티구안은 기다렸다는 듯이 질주를 시작했다. 자유로의 규정속도는 90km/h, 규정속도에 맞춰 주행을 시작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기자가 신문사 사옥에서 출발할 당시 주행가능거리가 780km였다. 그런데 임직각 방면으로 주행하면 할수록 주행가능 거리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연비도 계속 올라가기 시작했다. 임진각을 찍고 돌아오는 길에 벌써 연비가 23km/L을 넘어섰다. 연비 항샹을 위해 특별히 한 것도 없다. 규정속도로만 주행했을 뿐이다. 도로가 막히는 구간도 있었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구간도 있었다. 그런데 최종 연비가 25km/L이다. 주행가능 거리는 1030km. 기자가 신형 티구안을 주행하는 동안 가득 채워진 연료 게이지는 그대로였다. 보통 이 구간을 시승하면 차량에 따라 다르지만 연료 게이지 1칸 정도가 줄어든다. 달리면 달리수록 늘어나는 연비와 주행거리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신형 티구안 복합연비가 15.6km/L인 것을 감안하면 10km/L 더 나온 셈이다. 이정도 연비라면 굳이 하이브리드 모델을 구매하지 않아도 될 듯했다. 기자가 시승차를 반납하면서 폭스바겐 관계자에게 연비 25km/L를 기록했다고 자랑하자 그 직원은 “27.5km/L가 나온 기자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래서 사람들이 티구안, 티구안 하는구나'를 실감했다.

사진: 전휴성 기자

주행성능, 승차감도 엄지척

신형 티구안은 연비만 탁월한 것이 아니다. 가지가 시승을 하는 동안 주행성능 테스트도 해봤다. 급가속에서도 신형 티구안은 전혀 힘이 부족하지 않았다. 오히려 남아돌았다. 기어 걸림 현상도 없었다. 부드럽게 가속했다. 차선변경에서도 직관적이었다. 마치 운전자의 마음을 먼저 읽는 듯했다. 코너링에서도 밀림현상은 없었다. 주행 중 풍절음이나 노면 소음도 크지 않았다. 노면 충격 포함 승차감은 여느 프리미엄 수입차와 비슷했다. 주행보조 기술인 트래블 어시스트도 잘 작동한다. 이 기능은 구간단속 구간에서 활용하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차때에는 에어리어 뷰(36-0도 뷰 카메라)가 돕는다. 초보도 손쉽게 주차를 할 수 있다.

신형티구안 실내 및 공간/ 사진: 전휴성 기자

넓은 실내, 차박도 되네

신형 티구안은 기존의 기자가 가지고 있는 편견을 깨트린 모델이다. 기자는 예전 지인이 몰던 티구안을 타본 경험이 있다. 당시 차 실내가 작아서 불편했었다. 그래서 이번 신형 티구안도 실내는 그렇게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실제로 타보니 현실은 달랐다. 2열 레그룸은 성인 남자가 다리를 꼬고 앉을 수 있을 만큼 넓었다. 운전석과 조수석 자리도 넓었다. 중형차를 방불케했다. 2열 시트를 접자 성인남자가 편하게 누울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 차박하기 딱 좋은 공간이다.

신형 티구안 내비게이션/ 사진: 전휴성 기자

시승 중 시선을 사로잡은 것...아쉬운 것

신형 티구안에서 기자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내비게이션이다. 그동안 수입차에서 가장 뒤떨어지는 것이 바로 내비게이션이었다. 현대차, 기아 등 국산차들이 워낙 뛰어난 내비게이션을 장착하다보니 일부 수입차들의 내비게이션은 있으나마나한 장치로 여겨졌다. 그런데 신형 티구안에는 국내 업체인 맵퍼스에서 개발 및 공급한 내비게이션이 장착됐다. 이 내비게이션은 지난해 12월 출시된 파사트 GT부터 티록에도 장착된 모델이다. 이정도면 굳이 스마트폰으로 티맵을 이용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반면, 기자가 시승 내내 아쉬워한 것이 있다. 바로 통풍시트다. 최근 출시되는 신차에는 거의 기본 사양처럼 통풍시트가 탑재되고 있다. 통풍시트는 여름철 같은 무더운 날씨에 운전자 또는 탑승자의 더위를 식혀주는데 탁월한 기능이다. 모처럼 통풍시트가 없는 신형 티구안을 시승하는 내내 등과 다리에 땀이 찰 정도로 더웠다.

신형티구안/ 사진: 전휴성 기자

신형티구안은 폭스바겐의 수입차 시장의 대중화전략으로 가격이 평균 300만원 정도 인하된 모델이다. 패밀리카를 고려 중이라면, 첫 수입차에 도전하는 사람이라면, 연비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사람이라면 신형 티구안이 그 해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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