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노세일 정책..품질, 안전성, 서비스센터 만족 등 정석 플레이 통해
지프, 80주년 기념 맞아 매달 할인 및 80개월 무이자 할부 등 폭탄 혜택 제공
지프 세일 정책 종료 후 현 판매량 유지될 지 의문
[컨슈머와이드-전휴성 기자] 올해 상반기 수입차 시장에서 볼보와 지프가 한국 진출 후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1만 대 클럽 달성도 무난해 보인다. 그러나 볼보와 지프의 이러한 매출 신장 배경은 다르다. 볼보가 노세일로 품질과 안전, 그리고 서비스로 고객에게 선택받았다면 지프는 무이자 60~80개월, 차량별 할인 등 물량공세로 세운 판매 실적이다. 지프의 세일 전략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20일 양사의 상반기 실적을 보면, 우선 볼보자동차코리아(이하 볼보)는 올 상반기 7629대로 전년 동월 대비 17% 증가하며 국내 진출 이후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경신했다. 모델별로는 XC60이 1697대 판매되며 전체 판매 중 22%를 차지했다. 이어 S90 1537대, XC40 1508대 순이다. 레인지별 판매는 XC레인지3957대(52%), S레인지 2522대(33%), CC레인지1150대(15%) 순이다. 클러스터별 판매의 경우 XC60, S60, CC(V60)으로 이어지는 스웨디시 다이내믹 60클러스터가 젊은 고객층을 공략하며 47%를 차지했다.
스텔란티스코리아(이하 지프)는 상반기 5927대를 판매해 역대 상반기 최고 실적을 다시 한 번 갱신했다. 이는 전년 동기 4209대 보다 40.8% 증가한 수치다. 상반기 최고 판매 기록을 세웠던 지난 2019년 4768대 비교해도 24% 증가했다. 모델별로 보면, 랭글러는 상반기에전체 판매량의 28% 수준인 1661대가 판매됐다. 레니게이드는 1475대(24%), 체로키는 1279대(21%), 그랜드 체로키는 1057대(17%) 순이었다.
양사가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갱신한 것은 맞다. 그러나 이러한 실적 증가 배경은 다르다. 볼보는 지금껏 국내 진출 이후 한 번도 세일을 하지 않았다. 직원도 할인 없이 차를 구매해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볼보는 직원이라도 타사들과 달리 차량 구매부터 인도까지 일반 고객과 동일하다. 대신 볼보는 신차 또는 부분·연식 변경 모델을 새롭게 출시할 때 차량 가격을 낮추는 경우가 가끔 있다. 때문에 볼보의 판매 실적은 순전히 차량 품질에 대한 고객의 반응으로 볼 수 있다. 차량 품질과 안전성, 그리고 서비스센터 만족도 등에 고객들이 노 세일임에도 불구하고 차량 구매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볼보는 지난해 컨슈머인사이트 2020 연례 자동차 기획조사에서 서비스 만족도(CSI) 부문 유럽 브랜드 전체 1위에 올랐다. 볼보는 ▲2014년 전국 14개 수준이었던 서비스센터를 2020년 27개로 확대 ▲2015년, 전 차종 업계 최장 5년 또는 10만km 워런티 및 메인터넌스 제공 ▲2016년, 아시아 최초 차량 주치의 ‘볼보 개인 전담 서비스(VPS)’ 도입 ▲5년간 국내 등록 대수 증가(127%) 대비 높은 워크베이 확충(191%) 등 고객 만족도 강화를 위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왔다.
이와 관련 볼보자동차코리아 관계자는 컨슈머와이드와 전화로 “볼보자동차가 올해 상반기 7,629대로 역대 최고 판매량을 기록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실질적인 고객 혜택을 무엇보다 우선으로 하기 때문”이라며 “전모델 대상 최고수준의 5년/10만 km 무상보증, 평생 부품보증 등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를 제공했으며 일관된 가격정책을 통해 높은 잔존가치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소유경험이 고객 선택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면 지프는 연일 일명 폭탄세일을 퍼붓고 있다. 올 상반기 역대 매출 실적 기록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지프가 1557대를 판매하며 월 최다 판매 기록을 자체적으로 경신한 3월부터 4개월 연속 1000대 이상을 판매했다. 매월 할인 정책을 전개해오던 지프는 올해 80주년을 맞아 할인과 함께 최대 80개월 무이자할부를 제공하는 등 물량 공세를 펼치고 있다. 할인에 80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으로 초기 구매 부담이 적어진 소비자들이 차량 구매 문턱이 낮아지자 적극적으로 구매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프는 이달에도 ▲그랜드 체로키 80개월 무이자할부, 최대 18% 할인▲체로키 최대 80개월 무이자 할부, 최대 15% 할인 ▲레니게이드 최대 80개월 무이자 할부, 최대 14% 할인 등의 파격 혜택을 제공 중이다. 여기에 차박 열풍과 함께 SUV 선호도가 높은 것도 한몫했다.
관건은 지프가 언제까지 파격 할인 혜택 정책을 펼칠 수 있느냐다. 일각에서는 지프가 이런 판매 추세라면 올해 1만대 클럽 달성도 무난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지프가 지금과 같은 파격 혜택을 제공할 때 가능한 이야기다. 지금이야 파격 할인 조건에 소비자들이 몰리고 있지만, 혜택이 사라진 뒤에도 판매량이 유지될 지는 미지수다. 멀리 볼 것도 없다. 지난달 폭스바겐의 티록이 월간 베스트셀링 모델 1위에 올랐다. 폭스바겐은 티록 판매를 위해 역대급 할인 혜택을 제공했다. 혜택을 없앤 이 달에도 티록이 베스트셀링 모델 1위를 수성하는지 보면 된다.
때문에 같은 상반기 역대급 판매실적 갱신 소식이라도 양사가 다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프 입장에선 할인 정책 종료 후 어떻게 지금의 판매량을 유지시킬 수 있을지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