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소수력 발전 (Microhydraulic generation)과 풍력 발전

[컨슈머와이드-김선규]  지난 시간까지 2회에 걸쳐 필자가 리비아에서 신재생에너지, 특히 태양광사업을 하면서 겪었던 여러가지 일들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이번 시간에는 왜 태양광 이외의 신재생에너지가 그렇게 활성화되지 못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진행해 보겠다.

■ 물은 어디 있는 거야 – 소수력 발전이 실패하는 이유

독자들의 생각에는 중동에 무슨 물이 있겠느냐라고 하는 분들이 있을 수 있으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하에서 우물물 끌어다 먹거나 아니면 담수시설에서 나오는 물로 살고 생수를 사다 먹는 사람들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필자는  모든 나라가 그런 것은 아니라고 말하겠다.  특히 산유국 중에서도 이란, 이라크, 이집트 같은 나라에는 당연히 강이 있다. 그것도 아주 큰 강이. 티그리스-유프라테스 강 (이라크)이나 나일강 (이집트, 수단, 에티오피아 등)을 생각하면 절대 물이 없다고 하면 안된다.

그러면 이런 곳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는 무엇이 있을까? 바로 수력발전 혹은 지류에 띄워놓고 이용하는 소수력발전 (Microhydraulic generation)이다. 의외로 이 분야의 선구자적인 나라가 바로 요르단과 레바논인데 이들은 농사를 짓기 위해 관개수로를 만들고 거기에 물을 푸는 물레방아 (노리아라고 부른다)를 설치했던 민족이었다.

노리아 (사진:김선규 제공)

이전 사람들은 물을 풀 때 이런 노리아를 이용하여 물을 공급했고, 이를 통해서 농사를 짓는데 여러가지 기술들을 개발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 기술들이 오랜 전쟁과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실전되고, 설상가상으로 농사마저 짓기 힘든 환경이 되면서 이것이 더욱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사람들이 소수력 발전을 진행하려고 하면 우선 생각하는 것이 전기를 일으키는 것보다는 이러한 물이 공급되는 기계인 줄로 알다 보니 신재생에너지로의 접근이 생각보다 힘든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강에 이러한 소수력 발전기를 설치하려면 비용이 발생하는데 이들은 댐을 지어서 농업용수 확보하는 것도 벅찬 상황이며, 거기다 이라크의 경우는 전쟁 후 재건사업과 복구사업이 완료되지 않아 여전히 소수력 발전이 뒷전인 상태이다. 중동에서 소수력 발전의 실제 사용처는 사막에 흩어져 있는 주민들을 위한 조명과 냉장고를 돌리는 것으로 봐야 한다. 일단 큰 욕심 부리지 않고 생존을 위한 것으로 한정할 때 소수력 발전은 채산성이 있으면서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 발전사업임에도 아직까지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 발전기가 모래에 묻혔어요! – 사막 풍력 발전이 되지 않는 이유

소수력 발전이 되지 않는다면 요즘 뜨고 있는 풍력 발전은 어떤가 하는 분들도 있을 수 있다. 이에 대해 리비아의 경우를 보면, 실제로 덴마크 지역 업체가 와서 실사를 진행한 뒤에 시범사업으로 풍력 발전기를 트리폴리 남쪽 사하라 사막에 설치해 보았다. 일단 도시에서 멀지 않은 곳에 설치하였는데 그 결과는 참담했다. 일단 지반이 연약하다 보니 설치 자체가 어려웠다. 사하라의 모래언덕은 그야말로 흘러가는 모래이기 때문에 오늘 있던 모래언덕은 바람에 밀려(!) 내일 다른 곳으로 옮겨간다. 이런 식이니 기껏 기반을 잡아놓으면 이 모래언덕은 바람에 밀려가고, 기초공사는 꿈도 못 꾸는 상황이 되었다. 그리하여 결국 도심으로 다시 와서 기초를 세우고 발전기를 설치하였다. 그리고 6개월이 채 되지 않아서 작동이 되지 않았다. 모래폭풍이 온 것이다. 모래폭풍이 오고 난 뒤에 발전기는 미세먼지로 인해 고장이 났다. 그야말로 분필가루보다 더 미세한 붉은 모래먼지가 발전기 곳곳에 끼어들면서 먹통이 되었던 것이다. 이렇게 풍력발전 역시 실패하게 되었다.

현재까지 검증한 결과로는 중동 산유국과 인근 지역은 태양광 발전 이외에는 효율적인 신재생에너지 기반의 전력생산이 쉽지 않은 상태이다. 

다음 시간에 또 다른 이야기로 찾아 뵙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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