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와이드-김선규] 지난 시간에 우리는 중동 산유국이 진행하는 신재생에너지로 에너지를 만드는 신도시 계획들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다. 이번 시간에는 중동 산유국들이 신재생에너지를 도입하면서 일어났던 여러가지 해프닝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 큰일났습니다 태양광 판에 불이 났습니다 – 사막 태양광발전의 문제점

2000년대 초반에 태양광발전에 꽂혀버린 것은 다름아닌 중동의 산유국들이었다. 거기다 이들이 더욱 투자하기 좋은 환경이 되었던 것은 다름아닌 배럴당 100달러가 넘어가는 고유가시대의 개막이었다. 이전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엄청난 달러가 중동 산유국에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미국이 9.11 사태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시작하면서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 역시 상승하기 시작했다. 이 와중에 중동 산유국들이 내린 조치는 두가지였는데, 첫째는 원유만 팔지 않고 유화제품과 각종 정제유들을 팔기 위한 대규모 정유시설을 건설하는 것이었고 두번째가 바로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활성화를 통해 전력과 수도를 개선하는 것이었다. 특히 태양광으로 발전하게 되었을 때 엄청난 에너지가 나올 수 있다는 독일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이들 산유국들은 사막에서 에어컨을 틀고 물펌프를 돌릴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이게 되었다.

이에 산유국들은 독일의 기술력을 신뢰하여 태양광발전소 프로젝트에 엄청난 자금을 투입하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생각보다 발전효율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들이 장담했던 발전량이 아침 9시만 되면 오히려 효율이 떨어지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그리고 여름이 다가오자, 불이 나는 태양광패널이 생기기 시작했다. 거금을 들여 설치한 발전시설이 불타오르자 산유국들은 당황했다. 

독일 기술자들이 불려왔고 조사를 진행하면서 그동안 알지 못했던 여러가지 문제와 조건들이 발생했다. 일단 발전량이 떨어진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온도였다. 일조량이 적고 추운 지역인 독일의 기준으로 만든 태양광 패널들이 중동의 열사에서 나오는 온도를 견디지 못하는 것이었다. 태양광패널의 발전효율이 최대가 되는 온도는 90도 전후인데, 열사의 중동사막은 그것을 훌쩍 넘기기 쉬웠고, 거기다 여름이 되면 실리콘 패널이 불이 붙는 온도인 130도 이상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아래 사진처럼 불이 붙게 된다. 

(사진:김선규 제공)

이에 따라 독일 태양광 업체들은 부랴부랴 내열성 태양광 패널을 중동에 공급했지만 의심 많은 중동사람들의 마음을 돌리는 것은 쉽지 않았다.


■ 낙타야 뭘 먹은 거냐 – 태양광 패널을 뜯어먹은 낙타

일단 어찌어찌하여 태양광패널이 불이 나는 것을 해결한 것은 좋았는데, 문제는 또 있었다. 분명히 패널을 고쳤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효율이 떨어지거나 심지어는 한 구획이 통째로 구동불능이 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었다. 다시 엔지니어들이 도착해서 현장을 조사했는데 패널의 모서리들이 깨져있는 경우가 발생했다. 아무리 바위 사막이라지만 (칼리지 지역은 의외로 모래사막보다는 석회암 위주의 바위 사막이 많다) 바람이 많이 불었을 때 패널을 손상시킬 정도로 큰 바위가 날아다니지는 않기 때문에 원인 규명에 문제가 있었다. 결국 엔지니어들은 임시방편으로 CCTV를 달아서 태양광 패널을 손상시키는 원인이 무엇인지를 확인했고, 나중에 CCTV에 잡힌 화면으로 그 결과를 보고 경악했다. 사막에 있는 야생 낙타들이 물어뜯고 심지어 패널을 먹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들을 추적한 결과, 상당수의 낙타들이 소화불량으로 죽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중동지역 태양광 발전지역은 무조건 펜스를 치게 하였다.

신기술을 현장에서 적용하면 반드시 예상하지 못한 문제점이 발생하게 되어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되어 있다. 중동 산유국 역시 이러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여러가지 노력을 기울여 올해 다시 불게 된 신재생에너지 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개발의 붐이 이는 이때가 바로 우리나라에도 주어진 좋은 기회이므로 중국이 점유율을 크게 차지한 이 분야에서 품질과 신뢰로 중동 지역에서 앞서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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