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와이드-김선규] 사우디 아람코 상장 이야기를 끝내고서 이번에는 무슨 이야기로 또 '중동 이야기'를 이어갈까 소재를 찾아나서던 필자는 '신재생에너지'에 눈을 뜬 글로벌 경제 즉 전기차, 태양광, 풍력발전에 엄청난 붐이 이는 것을 확인하게 됐다. 필자는 (자랑은 아니지만) 이 주제에 대해 아주 친밀하고 오랜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중동에서 하는 프로젝트들은 더욱 경험이 많다. 이런 이유로 이번 시즌에는 친환경에너지와 중동 산유국에 관련한 시리즈로 이야기를 진행해 보고자 한다.

■ 내가 기름을 빼면 뭘 팔아야 되냐! – 중동 산유국과 신재생에너지의 인연

신재생에너지 (Renewable Energy)의 정의는 기존의 화석연료를 재활용하거나 재상가능한 에너지를 변환하여 이용하는 에너지이다. 지금까지 알려져 있는 것은 풍력, 태양광 발전 정도이지만 태양열, 지열, 해양 (조력발전), 바이오에너지 (바이오디젤 등), 수력 및 소수력 발전 등의 다양한 에너지원이 있다.

그런데 여기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국가들이 있으니 바로 중동의 산유국들이다. 우리가 볼 때는 산유국들은 에너지 분야의 경쟁자인 이들 신재생에너지에 산유국들이 왜 이렇게 많은 투자를 하는지 의아할 수 있으나 산유국에게 있어서 신재생에너지는 대단히 중요한 차세대 에너지사업이자 먹거리이다. 이들 산유국들이 신재생에너지에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자국의 석유소비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이다. ‘아니 기름이 넘쳐나는 나라에서 이게 무슨 이야기야’ 하실 분들도 있지만, 이들 산유국에서 정유소 용량이 자국 소비량을 감당하지 못하다 보니 (실제로 1차 걸프전 때 사우디아라비아는 자국의 정유시설로는 대규모의 미군이 쓰는 정제유의 소비를 감당할 수 없어서 주변국에서 수입하는 웃지못할 일이 있었다) 기름의 수입가격, 그리고 이들에 지급하는 보조금으로 엄청난 예산이 지출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저유가시대가 장기화되면서 산유국들은 엄청난 재정적자의 압박에 시달리게 되었고 그 결과, 이러한 자금의 유출을 막기 위해 산유국들은 신재생에너지에 이전보다 더욱 많은 투자와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게 되었다.

에너지산업이라는 것이 엄청난 인프라 투자사업이라 오늘 바꾸겠다고 하루아침에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보니 장기간에 걸쳐서 꾸준히, 그리고 엄청난 자금과 노력을 기울이면서 진행해야 하며, 또 이를 통해서 중동의 이미지를 시대를 이끌어가는 에너지 강국이라는 이미지 메이킹을 하는데도 제격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차세대 먹거리로서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중동 산유국들에게 아주 핫한 아이템이 되고 있다.

■ 우린 역시 태양의 민족이야 – 중동 산유국의 태양광 사업 도입 

수많은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존재하지만 역시 중동 하면 뜨거운 태양을 떠올리는 우리들에게 가장 실질적이면서 와닿는 신재생에너지사업은 바로 태양광 사업이다. 의외로 중동 사람들에게 태양광사업은 굉장히 절박하다. 심심하면 중간에 단전이 일어나기 때문에 에어컨, 냉장고가 멈추는 것은 물론이요, 물펌프가 돌지 않아 상수도 공급시간에 물을 채우지 못하면 물을 이용하는데 엄청난 고생을 하는 중동의 특성 상 해가 떠 있을 때는 항상 공급되는 전기는 그야말로 바라칼라 (알라의 축복)인 것이다. 이에 엄청난 양의 태양광 사업의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으며, 2013년 이래로 중동 전역에서 엄청난 양의 태양광 발전소가 다시 붐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태양광 발전은 여러가지 중요한 잇점이 있는데 일조량이 긴 중동에서는 최대발전량이 중위도 온대기후 지역과 원산지인 북유럽에 비하면 엄청나게 크다. 사막 지형에서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기 때문에 앞으로 태양광 발전 사업은 중요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물론 태양광 뿐만이 아니라 지금은 수소에너지도 굉장히 큰 미래먹거리로 떠오르고 있고 실제로 중동 산유국들도 이에 대한 이니셔티브를 쥐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따라서 필자는 이에 대한 이야기도 진행할 예정이다. 기존에 중동지역에서 진행했던 태양광사업의 이야기, 그리고 이 부분에서 겪었던 수많은 이야기들, 태양광 사업 외에도 여러가지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가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