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와이드-주은혜 기자] 이번 설 상여금은 작년보다 더 적은 액수를 받든지 아예 못받는 직장인도 많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오랜 경제 불황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자 기업 입장에서는 풍족하게 주고 싶어도 줄 여유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설 상여금을 지급하겠다는 기업 수가 5년 이래 가장 적은 것. 못 주는 입장도 애타겠지만 가뜩이나 쪼그라든 살림살이에 설 상여금 가뭄까지 겪어야 하는 직장인들은 한숨만 나올 지경이다. 

18일 기업 573개사를 대상으로 ‘설 상여금 지급 계획’에 대해 조사(시행처_사람인)한 결과, 응답기업 중 49.4%만이 '지급한다'고 답했으며 절반이 넘는 50.6%는 '지급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상여금 지급 기업은 지난해 같은 조사 결과(55.5%)보다 6.1% 감소했다. 지난해 포함 과거 5년간 조사 결과와 비교해 보면 ▲2019년, 52.9%▲2018년, 51.2%▲2017년, 53%▲2016년, 58.1% 등으로 올해 조사 결과는 5년 내 최저 수준이었다. 뿐만 아니라,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도 5년 내 처음이다.

올해는 '대기업의 지급 비율이 크게 줄었다'는 조사 결과도 놀랄만 하다. 지난해 대부분(91.4%)의 대기업이 설에 상여금을 지급했으나, 올해는 37.5%만이 '지급한다'고 답했다. 이는 ▲중견기업, 44.6% ▲ 중소기업, 50.5% 보다도 현저히 낮은 수치다.
 
평균 지급 금액도 작년보다 대폭 줄었다. 지난해 88만원이었던 1인당 평균 지급액은 올해 17% 가량 떨어진 73만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지급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기업 290개사 중 31%는 작년에는 지급했지만  올해는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급하지 않는 기업은 그 이유로 ‘선물 등으로 대체하고 있어서’(33.4%, 복수응답)를 첫번째로 들었다.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선물로 대체하고 있는 것이다. 계속해서 ▲‘재무상태 악화 등 지급 여력이 부족해서’(31%)▲ ‘명절 상여금 지급 규정이 없어서’(27.2%)▲‘불경기 등 내외부 환경이 어려워져서’(19%)▲‘지난해 목표만큼 성과를 달성하지 못해서’(14.1%) 등의 답변이 있었다.

이들 기업이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한데 코로나19 사태가 영향을 끼쳤냐는 질문에는  과반 이상의 기업(61%)이 '영향을 끼쳤다'고 답했다.

한편, 전체 응답기업 573개사 중 71.9%는 직원들에게 설 명절 선물을 제공할 계획이다.

1인 평균 예산은 6만원으로 지난해와 같았고, 선물 내용은 ▲‘햄, 참치 등 가공식품’(44.7%, 복수응답)▲‘한우, 생선, 과일 등 신선식품’(25.2%)▲‘상품권, 이용권 등 현금 외 유가증권’(19.2%)▲‘비누, 화장품 등 생활용품’(13.8%) 등을 지급할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