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원, 다양한 유기물이 존재하는 실제 환경조건이 반영되지 않은 시험법...실제 수돗물에선 살균 효과 없거나 미미

전해수기의 살균효과 광고는 수돗물에서 미미하거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 컨슈머와이드 DB

[컨슈머와이드-복요한 기자] 수돗물 또는 소금이 첨가된 수돗물을 전기분해하여 살균수(전해수)로 제조하는 전해수기가 소비자에게 인기를 끌고 있지만 정작 수돗물만으로 전기분해한 전해수의 경우 광고 내용과 달리 살균효과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소비자원이 시중에 판매 중인 전해수기 15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한 결과다.

12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전해수기 15개 제품 중 13(86.7%)  제품은 수돗물을 전기분해하여 생성된 전해수(차아염소산 또는 차아염소산나트륨)99% 이상의 살균력이 있다고 광고하고 있지만 실제는 달랐다. 13개 제품의 최소 작동조건에서 생성된 전해수의 유효염소량(살균 유효)과 유기물이 존재하는 실제 환경에서의 살균력을 시험한 결과, 유효염소량은 최소 0.2mg/L에서 최대 2.0mg/L에 불과했다. 또한 살균력은 대장균은 최대 35.294%, 황색포도상구균은 최대 32.500% 감소하는데 그쳐 광고와 달리 살균 효과가 없거나 미미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렇다면 13개 제품의 업체들은 왜 전해수(차아염소산 또는 차아염소산나트륨)99% 이상의 살균력이 있다고 광고하고 있는 것일까. 13개 제품의 제조·판매자가 살균력을 광고한 근거로 제시한 시험성적서를 확인한 결과, 전해수기의 살균소독력 시험기준이 없어 다양한 유기물이 존재하는 실제 환경조건이 반영되지 않은 시험법을 활용하여 도출된 결과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살균제가 사용되는 화장실ㆍ주방기구 등 실생활 장소 및 용품에는 세균뿐 아니라 유기물도 존재하며, 유기물은 살균제의 효능에 영향을 미쳐 살균효과를 감소시키므로 전해수기의 살균소독력 시험을 위한 기준의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 한국소비자원의 설명이다.

이들의 광고도 문제다. 조사대상 15개 제품의 광고를 확인한 결과, 모든 제품이 구체적인 시험조건이나 살균력 결과수치가 갖는 제한적인 의미 등은 설명하지 않고, ‘오직 물로만 99.9% 살균’, ‘99.9% 세균살균등의 표현을 사용해 소비자가 오인할 우려가 높았다. 또한, 일부 제품은 적합하지 않은 용도나 환경성을 광고해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보면, 의약외품 표준제조기준'에 따라 전해수기에서 생성되는 차아염소산 및 차아염소산나트륨은 손소독제로 사용할 수 없는 성분임에도 7(46.7%) 제품이 손소독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고 광고하고 있었다. 또한 동물 살균을 목적으로 살균수를 생성하는 기기는 동물용 의료기기의 범위 및 지정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동물용 의료기기(의료용 살균 소독수 생성장치)”로 허가를 받은 후 제조ㆍ판매해여 하지만 제품이 반려동물용 살균제로 광고한 13개 제품(86.7%) 12개 제품은 동물용 의료기기로 허가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9(60.0%) 제품이 인체에 무해’, ‘친환경등과 같은 문구를 사용해 표시ㆍ광고하고 있었다. 전해수기는「화학제품안전법」에 따라 살생물제품으로 분류되며, 살생물제품에 대해서는 소비자가 오인할 수 있는 무독성, ‘무해성’, ‘환경ㆍ자연친화적등의 문구 또는 이와 유사한 표현의 표시ㆍ광고가 금지되어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전해수기 제조ㆍ판매자에게 소비자가 오인할 수 있는 표시ㆍ광고 등의 시정을 권고했고, 해당 사업자는 신속히 개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소비자원은 환경부에 ▲전해수기에 대한 살균 유효성 평가 기준 마련, ▲전해수기 표시ㆍ광고에 대한 관리ㆍ감독 강화를 요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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