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과 직무
[컨슈머와이드-김정연]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은 나랑 안 맞아’라는 말은 대부분 자신의 성격과 하고 있는 일이 맞지 않다는 의미이다. 성격은 '개인을 특징 짓는 지속적이며 일관된 행동양식(두산백과)'이라고 할 수 있는데, R.B.커텔은 '성격이란 어떠한 주어진 상황에서 그가 어떠한 행동을 할 것인가를 우리들에게 예상케 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다시 말해 개인이 어떤 상황에서 보이는 예측가능한 행동이라고 이해할 수 있겠다. 이러한 성격은 업무 수행 시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맡은 일을 꼼꼼하게 처리하는 성격을 가진 사람은 혁신적인 사고와 데드라인(마감시간)을 반드시 지켜야 하는 일에는 힘들어 할 수밖에 없다. 빈틈없는 일처리는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주어진 일 외에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포함하여 마감시간에 맞추라는 것은 이런 성격의 사람에게는 버거운 명령이다. 또 어떤 일이든 자신이 주도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의 경우는 수평적인 관계에 있는 여러 사람들과 의견을 교환하여 결론을 도출하거나 수직관계에서 부하직원으로서 윗사람의 지시에 무조건으로 복종하고 따라야 하는 조직환경에서는 견디기 어렵다. 이와 같이 직무를 결정하는데 고려해야 하는 수많은 요인 중에서 성격은 가장 먼저 그리고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
보통 성격을 이야기할 때 조용하고 차분한 내성적 성격과 활발하고 사교적인 외향적 성격으로 나누는 경우가 많다. 성격을 요인에 따라 세분화하는 일은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큰 틀에서 이 두가지 성격을 비교한다면, 내성적인 성격이라고 해서 외향적인 면이 전혀 없거나, 외향적인 성격을 가졌다고 해서 내성적인 면이 없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사람은 모든 형태의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성장 과정이나 유전적 요소 등에 의해 내성적 또는 외향적인 경향을 보이는 것이지 단적으로 생각할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전제가 없다면 자신은 외향적 성격이니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직무를 무조건 선택하는 잘못을 저지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최근 여러 가지 성격진단 검사를 해 보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성격진단 검사의 결과를 대하는 바람직한 태도를 제안해보면, 먼저 결과를 맹신하지는 말아야 한다. 검사는 목적에 맞는 요인들을 찾아 그 요인의 수준을 체크하게 함으로써 빈도나 경향을 알아볼 수 있도록 구성된다. 이 때 모든 필요한 요인들을 포함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진단 내용에 반영되는 과정에서 기존 이론과 저명한 학자 그리고 진단 시스템을 만드는 사람의 가치가 자연스럽게 포함된다. 결과적으로 모든 진단을 통한 검사는 완벽한 것은 없으니 자신을 이해하는 자료 중 하나로 참고 정도만 하길 권한다.
다음으로는 자신을 포함한 타인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삼지는 않았으면 한다. ‘나는 ㅇㅇ형이니까 절대로 이런 일은 하지 말아야지’ ,‘네가 ㅇㅇ형이라서 이런 일을 잘 못 할 텐데…’ 라는 식의 평가는 자신에게는 개발의 기회를 스스로 없애고 타인을 이해하고 인정하는데 큰 걸림돌이 된다. 그러므로 중요한 결정을 하는데 있어 평가기준으로 삼는 것은 위험하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마지막으로 검사 결과에 대한 자의적인 해석은 피해야 한다.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말에 더 귀를 기울이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검사 결과를 통합하여 객관적인 시각에서 이해하기 보다는 자신에 대한 칭찬과 좋은 점에 대한 내용에는 집중하는 반면, 평소 듣기 싫었던 말이나 스스로 실망할 것 같은 내용에는 눈을 돌린다. 사실을 확인해보면 좋은 말보다는 듣기 거북한 말이 더 정확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우리는 성격검사 결과를 성장과 자기 개발 팁만큼만 참고하고 타인을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이해하는 계기로 삼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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