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자녀의 대학 진학 준비를 '오직 공부'만으로 한정지으면 안된다. 아이의 미래 진로를 다각도로 고민하고 내 아이를 잘 살핀 후에 관련 활동을 함께 해야 한다.

(사진:이화여고HP캡처/ 위 사진은 해당 칼럼과 직접 관련 없음)

[컨슈머와이드-김정연] 대학 입시 시즌이 되면 고3 수험생과 부모로부터 상담 요청이 몰려온다. 매해 겪는 일이지만 제일 안타까운 상황은 대학 지원이 코앞인데 전공을 결정하지 못했거나 수능성적만으로 평가 받는 정시를 준비하다가 성적이 기대만큼 따라주지 않아 불안한 마음에 갑자기  수시를 지원하려고 하는 경우이다.   

정시의 비중을 점차 높인다는 정부의 발표가 있었지만 여전히 수시와 정시 비율은 약  70대30으로 다수의 학생을 수시전형으로 선발한다. 학생 수만큼 사연과 사례가 존재하겠지만, 숫자로만 보면 수시를 통해 대학에 입학할 확률이 높다. 그런데 성적만 좋으면 어느 대학이든 갈 수 있다는 잘못된 판단으로 공부에만 매달렸던 학생들이 뒤늦게 수시 전형의 기회라도 잡아 보겠다고 해봤자 진로와 전공을 결정하고 관련 활동을 꾸준히 해왔던 친구들에 비해 경쟁력이 있을 리 없다. 

각 고등학교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학교는 다양한 교내활동을 통해 대학 입학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만약 전공과 밀접한 동아리나 기타 활동 등이 없다면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아 만들면 된다. 이러한 공부외 활동이 필요한 이유를 두 가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공부 잘 하는 친구들도 막상 대학에 지원할 때가 되면 생각해 보는 '수시전형에 지원하기 위해서'이다.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수시 전형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학생생활기록부(생기부)와 자기소개서 그리고 면접을 준비해야 한다. 이 때 생기부 내에 성적만큼 중요한 부분이 활동내용이다. 활동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에 기초하여 자기소개서 공통문항을 작성하고 면접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 전공과 진로에 필요한 고등학교 시절 활동은 '대학 입학 후 지속적인 자기개발을 통해 취업 성공까지 이어가기 위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대학 교육은 '사회에서 필요한 인재양성'이라는 기능의 중요성이 증대되면서 미래 직무 수행에 실제적으로 도움이 되는 형태로 학습내용을 구성한다.  그 예로 팀 프로젝트를 통해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창의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 흔한 학습내용이 됐다는 것을 들 수 있다. 

모든 학생이 같지는 않겠지만 높은 성적에 가치를 두고 대학을 준비했던 친구들은 이런 대학수업 분위기에 신속하게 적응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팀워크와 화합을 중요시하는 팀플(팀 프로젝트 활동)을 주도하거나 자발적으로 자신의 역할을 확장하여 팀에 기여하기 힘들다. 이러한 악순환은 취업준비까지 이어져 전반적인 대학생활을 보고 인재를 선발하는 측면에서 마이너스 작용을 한다. 

부모는 아이가 공부만 한다고 하면 조용한 분위기를 연출해 주고 조금 무리한 요구도 들어주고는 한다. 공부하기도 힘드니 다른 일은 할 필요 없다며 아이의 능력 발휘 분야를 '공부'에 한정해 버린다.  이제 부모는 우리 아이가 여러 가지 일을 한꺼번에 잘 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외우고 풀어야 하는 것 외에도 여러 방면에서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도와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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