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의 GCC 탈퇴 계획에 대한 보고서 나온 후 카타르의 행보는

카타르 (사진: KOTRA 국가정보 캡처)

[컨슈머와이드-김선규] 오늘은 카타르의 이야기를 진행해 보려고 한다. 중동에서 오만과 함께 중립외교를 진행하고 있는 카타르는 겉으로는 수많은 국가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지만 걸프지역, 특히 GCC 지역에서는 그야말로 박쥐 같은 행보로 말미암아 주변국들과 중동국가들에게 좋지 않은 이미지를 주고 있다. 오늘은 카타르의 GCC 탈퇴 계획에 대한 보고서가 나온 후 이에 대한 카타르의 행보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 카타르의 실리외교정책과 주변국 단교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주변 5개국, 쿠웨이트, 바레인, 카타르, UAE 및 오만의 5개국은 GCC (Gulf Cooperation Council, 걸프 협력위원회)라는 기구를 만들고 상호간 방위조약, 관세장벽 철폐, 각종 경제협력 등을 진행해 왔다.

카타르는 그 중에서도 UAE와 함께 꾸준히 자국의 개발과 발전을 위해, 특히 서방세계의 선진화된 제도와 시설들을 경쟁적으로 들여왔다. 카타르의 이러한 실리주의는 전 국왕 하마드 빈 칼리파 알 싸니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아버지 칼리파 빈 하마드 알 싸니 국왕의 왕세자임에도 무혈 쿠데타로 부왕을 축출하였다. 얼마 안되서 1996년에 사우디아라비아가 배후일 것으로 보이는 쿠데타가 일어났으나 하마드 왕세자는 잽싸게 미국 대사관으로 피신한 후 미국과 협상하여 친미주의를 표방하는 조건으로 권력을 인정받고 쿠데타 진압을 성공하였다. 그 후 그는 사우디 뺨치게 엄하고 보수적이었던 한발리파 교리를 따르던 이슬람 국가 카타르를 그야말로 혁명적으로 개혁하게 된다. 알 자지라 방송이 설립되고 미군이 7만명 이상 주둔하는 미 중부사령부를 유치하였으며 거기에 각종 억압적인 정책들을 철폐하고 왕실에서만 사용하던 석유와 가스 자원의 부를 국유화하여 나라를 개혁하기 시작한다. 그 결과 카타르는 사우디를 견제하기 위해 이란과 친하게 관계를 유지하고 또 미국을 등에 없고 걸프만 공해상에 있던 가스전을 개발하여 카타르를 1인당 GDP 1위로 만들기도 하였다. 특히 하마드 국왕의 둘째 부인이었던 모자 왕비는 여권신장을 위해 여성에 대한 교육을 장려하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기도 하였다. 여기까지 보았을 때는 카타르는 지금까지 중동에서는 보기 드물게 성공적으로 국가 개혁을 수행한 것처럼 보이는 국가이다.

■ 카타르의 행보, 개혁인가 실리인가

그러나 이렇게 카타르가 노골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역 패권을 무시하고 미국과의 관계에만 의존하는 것에 화가 난 GCC 국가 중 사우디아라비아, UAE, 바레인 3국과 비(非) GCC 국가인 이집트는 카타르가 진행중인 이란과의 관계를 빌미로 하여 지난 2017년에 카타르와 단교를 선언하였다. 특히 이에 앞장선 사우디아라비아, UAE와 같은 경우, 카타르를 여러가지로 압박해 사실상 카타르는 GCC 회원국임에도 불구하고 같은 회원국으로부터 여러가지 압박을 받아왔다. 이들이 이렇게 카타르를 압박한 이유는 단순히 지역패권에 대한 문제만이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와 관계가 좋지 않은 이스라엘, 이란, 터키와 카타르가 여전히 외교적인 관계를 가지는 등 지역정서에 반하는 행동들을 많이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군을 주둔시킨 것 또한 큰 문제가 되었다.

이에 대해 카타르는 여전히 불편한 마음을 가진 채 GCC 회원국으로 지내면서 의무만은 이행하고 있는 중이었다. 이는 카타르가 GCC와의 관계에 충실하려고 그런 것이 아니라 카타르가 회원국으로 남아있는 편이 여전히 대화의 끈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에 이에 대해 카타르가 GCC를 탈퇴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보고서가 회원국 간에 돌게 되자 걸프지역 국가들은 난리가 났다. 보고서의 내용에 따르면 지난 27년간 튀는 행보로 인해서 카타르가 물의를 일으켰는데 이번에 GCC를 탈퇴하여 이제는 대놓고 이슬람의 질서를 깨고 더욱 개혁하겠다는 이야기가 되기 때문이다.

카타르는 이를 근거없는 완전히 잘못된 정보라며 일축하고 있지만 앞으로 카타르의 행보는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비단 카타르 뿐만이 아니라 지금은 사우디아라비아조차도 빈 살만 왕세자가 적극적인 개방과 개혁에 가세하면서 변화를 꾀하고 있으며 중동지역은 더 이상 구습을 따르며 살아가는 데 한계를 느끼고 있다.

 

저작권자 © 컨슈머와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