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대면 소통이 줄어들고 다른 다양한 방법들이 소통의 수단으로 사용되는 지금, 사회에서는 건강한 '자존감'과 '겸손'이 기본이 된 의사표현능력을 갖춘 인재를 필요로 한다

부모는 아이가 '건강한 자존감'을 가질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건강한 자존감은 다른 사람에 대한 인정과 엄격한 자신에 대한 평가를 통해 만들어진다.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자신을 낮출 수 있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마음과 태도가 '자존감'이다(사진:CGN캡처/ 위 사진은 해당 칼럼과 직접 관련 없음)

[컨슈머와이드-김정연] 아이의 자존감(스스로 품위를 지키고 자기를 존중하는 마음)이 낮아 문제라고 부모들은 말한다. 하지만 겸손함이 없는 자존감은 사람과 기회를 잃게 하는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 

필자가 만났던 한 엄마는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이 한 가지를 꾸준히 못한다며 걱정하고 있었다. 4대 독자인 아들은 친가와 외가 할 것 없이 뭐든 해주려 안달이었고, 부모 역시 어렵게 얻은 귀한 아들에게 심한 꾸중 한 번 하지 않고 다 받아주며 키웠다고 했다. 
태어나면서부터 들었던, “우리 ㅇㅇ이는 못하는 게 없어” “우리 ㅇㅇ이는 마음만 먹으면 뭐든 다 할 수 있지~” 등의 근거 없는 칭찬과 믿음은 이 아이로 하여금 자신을 인간 이상의 실력자로 인식하게 했고, 이 생각은 세상을 시시하고 하찮게 여겨 무엇에도 집중하거나 노력하려는 마음을 싹둑 잘라버렸다. 영어 유치원도 '커서 미국가면 저절로 영어는 배우게 될 거야' 라며 며칠만에 그만두고, 한글도 배우기 싫다고 해서 그냥 시간만 보내다 초등학교 입학할 때까지 변변히 아는 글자가 없어 수업을 따라가지 못했다. 구구단은 언제든 하고 싶을 때 한다며 외우질 않아 고학년인 지금 곱셈을 할 줄 모른다. 
이 아이는 친구를 사귀는 것도 어려웠다. 부모는 아이가 외동이라 외로울 것 같아 친구를 만들어 주려고 이웃 또래들과 놀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주면, 배려하고 양보한다는 것은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어 친구 사귀기가 힘들었다. 

상담을 위해 그 아들을 실제 마주하니 그 심각성은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누구의 조언도 가르침도 들으려 하지 않고, 말도 안되는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는 아이를 그렇게 만든 것은  '너무 귀한 아이'라 통제와 절제를 가르치지 못한 부모와 양가 조부모의 빗나간 사랑이라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평생 가족과의 세상에서만 살 수 없다. 오히려 어렸을 때 일정기간을 제외하고는 가족을 제외한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성장한다. 이 때를 위해 '건강한 자존감'이 필요하다. 건강한 자존감은 다른 사람에 대한 인정과 엄격한 자신에 대한 평가를 통해 만들어진다. 다시 말해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자신을 낮출 수 있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마음과 태도가 '자존감'이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면대면 소통이 줄어들고 다른 다양한 방법들이 소통의 수단으로 사용되는 지금, 사회에서는 어느 때보다 소통을 잘 하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기를 원한다. 그만큼 사람과의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소통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런 의미에서 건강한 '자존감'과 '겸손'이 기본이 된 의사표현능력은 반드시 갖추어야 할 역량이다.

이를 위해 부모는 잘 한 것은 잘 했다고 칭찬하되 ‘네가 최고야’라는 식의 의식을 심어주지 않도록 의도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자신이 모든 면에서 뛰어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아이는 실패와 뒤쳐짐과 2등을 견딜 수 없다.

또한 부모는 아이에게 다른 사람의 성공과 능력에 대한 인정과 존경심도 삐뚤어진 경쟁심과 질투 없이 받아들이는 연습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이런 연습을 해왔던 아이는 주위에 언제든 함께 일하고 싶어하는 자기편을 만들며, 알고 있는 것을 나누고자 하는 동료와 친구들을 통해 어느 누구보다 더 많이 성장할 수 있다.  

 

 

김정연 inkisamentor@naver.com 

인재를키우는사람들 대표 
(사) 한국멘토교육협회 컨텐츠 개발위원장 
(주)멀티캠퍼스(전 크레듀) 평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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