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와이드-전휴성 기자] 여성들의 필수 화장품인 립스틱 등 입술용 화장품 제품 중 일부에서 피부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일부 색소가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제품이기도 한 립스틱 등 입술용 화장품의 유해물질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이는 한국소비자원이 입술용 화장품 625개 제품의 타르색소 사용 실태 및 20개 제품의 중금속(납·카드뮴·안티몬·크롬) 함량 등을 조사한 결과다.

1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시중에 유통‧판매 중인 625개 입술용 화장품 중 615개 제품(98.4%)이 총 20종의 타르색소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개 제품은 평균 3종(최소 1종, 최대 17종)의 타르색소를 사용했다. 사용빈도가 높은 타르색소는 적색202호(66.2%), 적색104호의(1)(53.7%), 황색5호(51.7%), 황색4호(43.3%) 등이었다.

문제는 일부 타르색소가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적색202호는 입술염 등 피부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도 입술용 화장품에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특히 적색40호, 적색2호, 적색102호 등 아조계 타르색소는 동물실험에서 적은 용량으로도 DNA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

또한 조사대상의 절반 정도에 사용되고 있는 황색4호ㆍ황색5호는 두드러기 등의 피부 알레르기 반응이나 천식‧호흡곤란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

때문에 미국에서는 적색2호ㆍ적색102호의 경우 식품ㆍ화장품 등에 사용이 금지돼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내복용 의약품ㆍ구강제제 및 영유아ㆍ만 13세 이하 어린이 화장품 이외에는 사용이 가능하다. 국내외에서 식품에의 사용이 금지되어 있는 등색205호의 경우 미국에서는 일반 화장품에서의 사용이 금지되어 있으나 우리나라는 눈 주위 화장품에만 제한적으로 사용이 금지되어 있어 안전성 우려가 존재한다.

이런 상황속에서 입술용 화장품은 어린이나 청소년도 전문매장이나 로드숍에서 쉽게 제품을 구입할 수 있어 섭취 가능성이 높다. 한국미용학회지 연구논문에 따르면, 립글로스 사용에 따라 10대 청소년이 성인 여성에 비해 적색201호ㆍ적색202호의 인체유입량이 2배 이상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즉 알레르기 및 피부질환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따라서 적색2호ㆍ적색102호ㆍ등색 205호 등 안전성 우려가 있는 타르색소는 사용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한국소비자원의 지적이다.

이번 조사에서 일부 제품은 표시도 엉망이었다. 조사대상 20개 제품의 중금속 함량 및 표시실태를 조사한 결과, 전 제품에서 납, 카드뮴, 안티몬, 크롬은 검출되지 않아 안전 기준에 적합했다. 그러나 20개 중 3개 제품(15%)이 제조번호나 사용기한, 한글표시 등을 누락하여 ‘화장품법’기준에 부적합해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법상 전 제품의 내용량이 10㎖(g) 이하인 제품은 화장품의 명칭, 책임판매업자의 상호, 제조번호와 사용기한 또는 개봉 후 사용기간(개봉 후 사용기간을 기재할 경우에는 제조연월일을 병행 표기)을 기재ㆍ표시해야 한다.

문제의 제품을 보면 이엘씨에이한국(유) 코로모컴퍼니의 맥 레트로 매트 립스틱과 엘브이엠에치코스메틱(유) 티아라의 디올 어딕트 립글로우는 각 사용기한을 미표시했고 한국 표시도 없었다. 비씨엘코스메틱 핑크공주의 핑키립크레용은 제조번호를 표시하지 않았다. 반면 내용량이 10㎖(g) 이하인 7개 제품은 제품으로 포장에 전성분 표시의무는 없지만 자발적으로 제품의 2차 포장에, 13개 제품(65%)은 온라인 판매페이지에 전성분을 표시하고 있어 대조를 보였다.

한국소비자원은 부분의 입술용 화장품은 내용량이 10㎖(g) 이하인 점을 감안해 소비자가 제품 선택 시 안전성 우려가 있는 타르색소 등의 포함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첨부문서·QR코드 등을 통해 전성분을 표시하는 개선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업체에는 제품의 표시개선을 권고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는 입술용 화장품에 대한 일부 타르색소의 사용제한 검토와함께 입술용 화장품의 표시에 대한 관리ㆍ감독 강화 및 전성분의 표시 개선 방안 마련 등을 요청할 계획이다.

한편, 2017년 화장품 시장규모는 27조 7776억원으로 2013년 13조 8,282억원 대비 최근 5년간 약 200.9% 증가했다. 유로모니터 기준 2018년 기초화장품 시장규모는 전년 대비 0.7% 성장한 반면 색조화장품 시장은 4.3% 성장했다. H&B 스토어 올리브영은 지난해 1~8월까지 입술용 화장품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2% 성장했다고 밝히는 등 색조화장품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입술용 화장품 표시실태 결과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