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격차 학부모는 멈춰야 할 때 멈출 수 있는 아이로 키운다'

[컨슈머와이드-김정연]  초격차 학부모는 멈춰야 할 때 멈출 수 있는 아이로 키운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아이A는 공부를 잘 했다. 그래서 A의 부모는 A의 학교 친구와 선생님에 대한 무시에 말에도 맞장구 치며 기를 살려주었다. A가 '운동을 하고 싶다'는 말에 부모는 열흘만 다니고 그만 둘 열가지도 넘는 운동에 드는 비용을 기쁜 마음으로 지출하고, 아이가 최상위권의 성적을 받아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부모가 스스로 잘하는 아이로만 알고 있던 A는 사실 친구를 성적순으로 평가하여 공부를 못하는 친구와 장애를 가진 친구를 ‘왕따’ 시키는데 앞장섰고, 중고등학생 때에는 학교 선생님들을 괴롭히는데 재미를 붙여 몇몇 선생님이 사표를 내는데 한 몫을 하기도 했다. 여러 사람들에게 A의 잘못을 들었던 부모는 ‘공부 잘하는 우리 아이가 그럴 리가 없다’고 확신하며 오히려 관계된 다른 사람들에게 잘못을 미루었다. 
A는 우리나라에서 누구나 인정하는 훌륭한 대학에 입학해 자신은 특별한 사람이라는 착각 속에서 자신을 드러내기 바빴고 '교수들에게만 잘 보이면 그 뿐'이라는 과거와 그다지 다르지 않은 마인드를 가지고 대학생활을 했다. 
A에게 있어 인생의 쓴 맛은 취업준비를 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교수의 좋은 평가와 우수한 성적, 그리고 높은 토익 점수 등으로  모두가 가고 싶어하는 기업들이 자신을 탐낼 것이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가지고 준비해, 지원한 기업마다 1차 서류 심사에서는 대부분 합격했다.  '그럼 그렇지' 라는 당연한 생각도 잠깐, 면접에서 모두 탈락하고  만다. 이런 면접 백전백패의 상황을 본인은 이해할 수 없다. 

기업의 채용 담당 면접관은 그 자리에 그냥 앉아 있는 것이 아니다. 필자도 면접을 진행하고 또 채용 담당자 교육을 수 많이 해 본 결과, 면접 전문가는 지원자가 문을 열고  들어와 자리에 앉는 모습만 봐도 우리 회사에 필요한 사람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다. 지원자의 암기실력과 단순한 지식의 양으로만 채용을 결정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인성’이다. 일을 하는데 필요한 인성은 태도, 표정 그리고 말하는 것을 관찰하면 바로 알 수 있다. 만약 이 사례의 주인공을 면접 장면에서 만났다면, ‘독불장군으로 자기보다 좀 못하는 사람과는 상종을 안 할 뿐만 아니라 도와주려는 마음도 없다. 그리고 기업과 조직의 성과보다는 자신의 성과가 더 중요하여 회사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만약 자신이 원하는 수준의 보상이 주어지지 않으면 인내하면서 기회를 기다리기 보다는 조직에 손해를 입히는 방법으로 앙갚음을 할 가능성이 높다’라는 평가를 내리고 채용하지 않을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부모는 아이의 자존감을 높여주고 칭찬을 자주하고 좋은 습관을 가질 수 있게 도와주는 존재가 되어야 함과 동시에 아이의 전체 삶을 통해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생각과 태도 그리고 행동을 멈추게 하는 역할도 해야한다. 

'시간 약속을 어기거나, 하겠다고 한 일을 미루고 미루다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습관','한 두가지 출중한 재주를 믿고 다른 노력을 하지 않는 게으름', '다른 사람을 자신보다 낮게 평가하여 무시하는 행동','  감사할 줄 모르는 마음'  등 이런 것들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아이로 하여금 좋은 사람들의 접근을 막고, 인생에서 몇 번 안되는 기회를 놓치고, 모든 시간을 후회와 분노로 살아가게 한다는 심각성을 부모는 알고 있어야 한다.

자녀를 양육할 때 야단을 치거나 아이의 입장에서 채찍과 당근이 되는 긍정적 또는 부정적 보상 방법들을 사용하는 것, 모두 괜찮다.

그러나 초격차 학부모들에게는 다양한 노력으로 국가와 사회에서 필요한 사람, 즉 아이가 스스로 자신을 통제하고 타인을 위해 희생도 할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양육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정연 

인재를키우는사람들 대표 
(사) 한국멘토교육협회 컨텐츠 개발위원장 
(주)멀티캠퍼스(전 크레듀) 평가 교수 

inkisamentor@naver.com 

 

저작권자 © 컨슈머와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