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發 파격할인 혼다, 한국후지필름 등으로 확산...한국시세이도 등 SNS 마케팅 시동
[컨슈머와이드-전휴성 기자] 최근 국내 일본 불매운동이 느슨해지자 "'한국 사람들은 결국 자존심이 없는 민족', '역시 일본 제품이 없으면 살 수 없는 민족'“ 등의 일본 반응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일본 브랜드들이 판 뒤집기에 나서고 있다. 이들이 꺼내든 카드는 할인이다. 유니클로가 후리스 반값 할인 등으로 판매량 반등에 성공하자 타 업체들도 여기에 편승하는 모양새다. 과연 우리나라 국민들은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본 브랜드 반격 총대를 맨 유니클로는 최근 15주년 고객 감사제라는 이벤트를 통해 후리스 반값 등 할인공세에 나서고 있다. 각종 매체를 통해서는 광고도 활발하게 게재하고 있다. 종군위안부 모독 광고 이후에도 이같은 마케팅은 지속되고 있다. 파격할인에 굳게 닫혀있던 소비자들의 지갑이 열리기 시작했고, 온라인에서는 인기상품 품절로 이어질 정도다. ‘샤이재팬’(일본 제품을 온라인쇼핑몰 등을 통해 구매하는 소비자)이 타인의 눈을 피해 본격적으로 구매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니클로의 판매량 증가는 타 업체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번 불매운동으로 큰 타격을 입은 일본 자동차 업체들도 할인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달 국내 판매량이 불매운동 여파로 곤두박질쳤기 때문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9월 일본차 내수 판매량은 1103대로 전년 동월 대비 56.9% 급감했다. 지난달 가장 많이 급감한 혼다는 전년 동월 대비 82.2% 감소했다. 한국닛산도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87.2%나 줄었다. 인피니티도 69.2% 감소했다. 토요타도 61.9% 판매량이 급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우선 그동안 불매운동에 의연한 자세를 보이던 토요타코리아가 지난 5월 출시한 준중형 SUV 라브4를 250만원 할인주는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닛산코리아는 프리미엄 브랜드 인피니티로 불매운동 돌파에 나서고 있다. 인피니티 Q50 최대 1천만원 할인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판매량이 가장 급감한 혼다는 파일럿 500여대에 대해 1500만원 할인을 단행했다. 일부판매처 100만원을 더해 최대 1600만원을 할인해 주는 등 30%에 육박하는 할인으로 국내 고객 유치에 나섰다. 혼다의 공격은 성공적이었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차량은 이미 계약이 종료됐다. 5천만원 중반대에 차량을 3천만원대로 구매할 수 있는 미끼를 일부 소비자들이 덥석 물은 것이다. A 혼다 대리점 관계자는 “예상과 달리 빠르게 물량이 소진돼 계약이 끝났다”며 “현재 본사가 다른 모델에 대해 할인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토요타코리아, 한국닛산, 혼다코리아 등 일본차 브랜드의 할인 결과는 내달 한국수입자동차협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화장품 업계도 할인을 꺼내들었다. 잠잠하던 마케팅도 다시 시작했다. 우선 한국후지필름은 엘리닉 인텐시브 LED 마스크 특가판매에 돌입했다. 할인율은 40%로 온라인 최저가다. 판매처도 CJ몰, G마켓, 하이마트 등이다.
일본 대표 화장품 브랜드인 한국시세이도는 지난 18일 SNS마케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일본불매운동 여파로 SNS 마케팅을 접은지 약 4개월만이다. 이달초 일본 시세이도 회장이 한국을 방문한 것과 무관치 않아보인다. 특히 유니클로의 파격 할인 전략으로 국내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시세이도는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를 통한 샘플링 증정 마케팅으로 매장에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광고도 다시 시작하는 분위기다. 또한 그동안 보이지 않던 쿠팡 페이스북 광고에도 한국시세이도 제품 광고가 다시 등장했다.
더 나아가 새로운 일본 화장품 브랜드가 국내에 론칭하기까지 했다. 지난 17일 일본 화장품 스쿠( SUQQU) 국내 첫 출시 알리는 마케팅을 카카오톡,네이버 등을 통해 게재했다. 특히 지난달 말부터는 런칭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이 브랜드는 일본 유명 화장품 회사 '가네보'의 자회사인 에키프의 브랜드로 코덕들 사이에서 블러셔, 아이섀도 등이 특히 인기가 많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눈치만 보던 일본 업체들이 유니클로의 판매량 증가 소식에 중단했던 마케팅을 다시 시작하는 분위기”라며 “이번에는 파격할인으로 고객유치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건은 이번 유니클로 종군위안부 모독 광고에 대한 국내 소비자 반응”이라며 “이번 계기로 주춤했던 일본 불매운동이 되살아나고 있어 일본 브랜드들의 마케팅이 성공할지 미지수다”고 덧붙였다.
한편, 여러 매체 인터뷰를 통해 이번 유니클로 광고가 강제징용과 위안부 문제 등을 조롱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해온 호사카 유지(63) 세종대 정치학 교수는 지난2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일본인들 사이에서 '한국인들은 역시 불매운동을 못한다'고 언급하기 시작했다"며 "'한국 사람들은 결국 자존심이 없는 민족', '역시 일본 제품이 없으면 살 수 없는 민족' 등의 말이 계속 나온다"고 한국 내에서 유니클로 소비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소식에 대한 현지 반응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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