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시선을 두려워 하지 않고 사는 것... 만족·감사

(위 사진은 해당 칼럼과 직접 관련없음)

[컨슈머와이드-이정민]  “하나님을 만나려면 어디로 가야할까요?” 신부님의 질문에 신도들은 “천국이요”라고 답했다. “천국까지는 조금 멀고 가까이에서 만날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입니다” 라며 신부님은 불평 불만을 버리고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보라고 말씀하셨다. 감사한 마음을 갖기 시작하면 세상의 모든 일이 감사하게 느껴지고 불평으로 일관하다보면 현실에서 지옥을 경험하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느끼는 불행은 대부분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비롯된다. 사소한 일에도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면 타인의 시선 따위 초연할 수 있다. 

  부모를 일찍 여의고 구걸해서 먹고사는 가난한 사람이 있었다. 그의 신분은 양반도 아니고 그렇다고 천민도 아닌 평민 그러니까 일반 백성이었다. 그는 성 안의 시장 이곳저곳을 다니며 밥을 빌어먹었다. 처음에 그를 불쌍히 여긴 사람들은 기꺼운 마음으로 그에게 먹을 것을 주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사람들의 마음도 야박해지기 시작했다. 급기야 그는 아무것도 얻지 못해 쫄쫄 굶기를 밥 먹듯 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가난한 사람은 동네 부잣집 마구간에서 허드렛일로 먹고 살게 되었다. 당시 마구간 일은 천민이 하는 일이었다. 소식을 들은 마을 사람들이 마구간에 몰려와 그를 놀리며 말했다.
  “말똥 치우는 재미가 어떠한가? 천한 사람들이나 하는 일을 거들고 있다니 부끄럽다는 생각은 안 드는가?”
  가난한 사람이 대답했다.
  “구걸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입니다. 그런데도 저는 남의 집 문 앞이나 시장을 기웃거리며 구걸해서 먹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말을 돌보며 그 댓가를 받아서 살고 있습니다. 그러니 그게 왜 부끄럽겠습니까?”
  가난한 사람은 비록 천한 마구간지기 일을 하게 되었지만 신명나게 말똥을 치웠다. 구걸하는 거지신세를 면하게 되어 너무나 행복했던 것이다.

체면이라는 괴물은 참으로 내려놓기가 어렵다. 일단 내려놓기만 한다면 실상 아무것도 아닌 데도 말이다. 내려놓기가 힘든 것은 본인의 의지 보다는 오히려 주변의 시선 때문이다. 가난한 사내를 향한 주변사람들의 평판과 조롱을 보라. 평민의 신분으로 천인이나 할법한 허드렛일을 한다는 둥, 말똥을 치우는 재미가 쏠쏠하냐는 식으로 함부로 지껄이니 말이다. 가난한 사람은 마구간지기로 너무나 행복한데 사람들은 자신들의 잣대로 그를 폄하한다. 

언젠가 경제적인 이유로 환경미화원이 된 연극연출가의 사연을 본적이 있다. 고도의 정신적 노동 세계를 과감히 벗어나 육체노동을 하는 환경미화원이 된 그 사람은 주변의 따가운 시선이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경제적으로 전혀 문제없이 미화원으로 살아가는 지금의 생활이 만족스럽다고 한다. 
행복과 불행은 마음 쓰기에 달려있다. ‘체면 따위는 개나 줘버려’ 이 한마디만 실행에 옮기면 행복해지는데 그게 그토록 힘든 건 주변의 평판과 잣대를 두려워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라. 사람들이 각자 자신의 잣대로 다른 이를 재단하려 든다면 아마도 세상은 온갖 괴짜들로 가득할 것이다. 

어떤 이는 작은 감자떡을 먹으면서도 한 끼의 식사에 감사한다. 여기에 이러쿵저러쿵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그 자체가 폭력이다. 그러니 제발, 그냥 내버려 두어라. 봄날의 꽃과 가을의 낙엽은 보는 이마다 다른 심상으로 품어내는 법이다. 


                                      

 

㈜한국체험교육센터 대표이사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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