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정부, 가격 안정 정책도 면밀하게 검토해야”

(사진:컨슈머와이드DB)
요지부동 양파가격에 소비자단체들이 쓴소리를 냈다. 최근 양파도매가격이 급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가격이 그대로이기 때문이다(사진:컨슈머와이드DB)

[컨슈머와이드-복요한 기자] 요지부동 양파가격에 소비자단체들이 쓴소리를 냈다. 최근 양파도매가격이 급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가격이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도매가격과 소매가격이 4배 차이가 난다며 과도한 유통마진 확보와 생산자의 공급량이 적정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31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은 올해 중·만생종 양파 생산량이 평년보다 15% 증가하여 양파 도매가격이 급등락에 따른 서울시 25개구 300개 유통업체에서 양파 가격조사(27~28)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양파가격 조사에서는 상품성이 비슷한 점을 감안하여 소비자가 육안으로 측정한 크기별 1kg 양파를 기준으로 삼았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조사된 양파 수는 463개로 이 중 상품(8cm 이상 10cm 미만)’41.9%, ‘중품(6cm 이상 8cm 미만)’38.4%를 차지했다. 양파 중량별로는 1.5kg 이상 2kg 미만이 41.5%로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었다. 1kg 평균가격을 보면 2kg 이상 3kg 이하 1653, 1.5kg 이상 2kg 미만(2086), 1kg 미만(2214), 1kg 이상 1.5kg 미만(2361)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최근 양파 도매가격이 급락했음에도 소비자가 이를 체감할 수 없다는 점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이하 aT) 기준 지난 10일 이후 양파가격의 도매가격과 소매가격의 차이를 보니 이달 상순 평균 도매가격은 725, 소매 가격은 1916원으로 2.6, 이달 중순 평균 도매가격은 489원으로 급락하였으나 소매 가격은 1856원으로 소폭 하락해 3.8배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5월 하순도 이와 비슷한 양상을 띄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조사한 양파 평균가격이 2051원이었다. 특히 도매가격이 보통 15일 후부터 소매 가격 트랜드에 반영됨을 고려할 때 이달 13일의 도매가격 515원은 528aT 소매 가격의 3.5, 본 협의회 평균가격의 4배 낮은 것으로 조사돼 과도한 유통마진 확보와 생산자의 공급량이 적정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지적했다.

그렇다면 유통채널 중 양파판매가격이 가장 비싼 곳은 어디일까.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조사 결과 일반슈퍼마켓 평균이 1863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기타 대형마트는 1872, 3대 대형마트 1973, 기업형 슈퍼마켓(이하 SSM) 2369, 백화점 3138원 순이었다. 또한, 전체 평균가격 2055원 대비 각 유통업태별 평균가격을 비교해보면, 백화점은 52.7%, SSM15.3% 비싼 반면, 3대 대형마트와 기타 대형마트는 각각 4.0%, 8.9% 저렴하고 일반슈퍼마켓은 9.3%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양파 가격은 할인행사 여부에 따라 가격차가 크게 나타났다. 할인행사 하는 25.9%의 양파 1kg 평균가격은 1876, 할인행사 안 하는 74.1%의 양파 1kg 평균가격은 2118원으로 242원의 차이를 보였다. 일부 할인행사하는 업체도 있지만,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할인행사를 하지 않는 양파를 구입하고 있어 과잉공급에 따른 가격 반영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별로로 권고사항인 양파 등급 표시를 하지 않은 양파는 조사대상 463개 중 347개인 74.9%이나 됐다. 특히 등급으로 표시된 양파의 경우도 상··하품의 표시와 내용이 혼재되어 있어 소비자에게 오인의 가능성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소비자는 등급으로 양파를 구매하기보다는 유통업체에서 판매되는 양파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주장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양파 재배면적을 줄이고 산지폐기까지 하고 있는데도 작황 호조로 생산량이 평년대비 15%가량 늘면서 양파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하지만 소비자들은 최근 양파 도매가격 급락에 대해 체감을 어려운 현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상 상황 등에 따라 정확한 수급여건 전망이 어려운 농산물이지만 정부는 산지폐기 등과 같은 농민을 위한 정책만 내놓지 말고 소비자가격이 시장에서 작동하여 변화할 수 있도록 가격 안정 정책도 면밀하게 검토해야 할 것이라며 농산물의 경우 업체 간의 비교견제보다는 생산 농가와 동반 상생하려는 자세로 가격 인하를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소비촉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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