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투명한 유리 단지 빛 차단 및 공기 접촉 막기 역부족, 스포이드 용기 사용해야

 

[컨슈머와이드-장하영 기자] 당신의 화장대에 있는 가장 비싼 화장품은 어떤 모양의 용기에 담겨있는가?

대부분의 소비자들의 화장대에서 가장 비싼 가격의 제품은 에센스(세럼)류나 크림, 아이크림일 것이다. 몇 브랜드의 경우 기백만 원의 제품까지 나오는 제품군이다. 최고, 최신의 성분들로 무장했다고 홍보하는 제품들이 늘어서있다.

하지만 과연 이 제품들의 용기는 이러한 성분들을 충분히 보호하고 있을까. 대답은 ‘아니요’에 가깝다. 화장대에 한 개씩 꼭 놓여 있는 단지형 용기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화장품 용기는 성분의 발전과 함께 이루어졌다. 빛에 민감한 성분이 화장품에 쓰이면, 자외선을 최대한 차단하는 용기가 개발됐고 공기와의 접촉에 변질되기 쉬운 성분이 나오면 외부 공기 유입을 최소화하는 용기가 만들어졌다. 단지형 용기는 이러한 발전과 가장 동떨어진 용기 중의 하나이다. 투명한 유리 단지는 빛을 막기에도, 공기와의 접촉을 막기에도 역부족이다.

에센스의 경우는 크림과 아이크림에 비해 사정이 나은 편이다. 에센스는 단지 용기에 들어있지 않다는 소비자들의 생각에 맞추어 제품을 제작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많은 용기가 펌프 형식이나 스포이트 형태를 취하고 있어 외부 공기와의 접촉을 줄이고 있다. 다만 투명이나 백색 유리 등의 용기는 자외선 등으로 인한 성분 변화를 차단하기 힘들어, 갈색이나 불투명 용기 등을 선택한 브랜드들의 노력을 보다 높게 사고 싶다.

크림과 아이크림의 경우 가격에 비해 이렇게도 성분을 보호하지 못하는 용기를 선택한 브랜드가 많은 것에 대해 실망스러울 지경이다. 해외 유수 브랜드부터 국내 브랜드까지 대부분의 브랜드가 단지형 용기에 크림을 담고 있다. 단지형 용기의 경우 공기와의 접촉에 의해 비싼 성분들이 무용지물이 되는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과 더불어 크림 제형을 사용하기 위해 스파출러나 손을 이용할 때 제품이 오염될 수도 있다. 최고급 성분이라고 평가받는 성분들도 공기나 오염 때문에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수 있어, 고가 화장품이 단지형 용기를 사용하는 것은 더더욱 안타까운 일이다. 특히 용기의 크기를 두껍게 하거나 화려하게 하는 것은 용기의 가격만 비싸게 하는 무의미한 행동이다.

이렇게 단지형 용기가 난립하는 가운데 튜브 혹은 펌프, 스포이트 용기를 선택한 브랜드와 제품은 더욱 주목받는다. 맥의 ‘스트롭 크림’이나 달팡의 ‘인트랄 레드니스 릴리프 리커버리 크림’, 프로스틴의 대부분의 크림 라인 등이 그 주인공이다. 아이 제품의 경우 키엘 ‘수프 멀티 코렉티브 아이 오프닝 세럼’, 에스티 로더의 ‘어드벤스드 나이트 리페어 아이 세럼 싱크로 나이즈드 콤플렉스’ 등은 공기 접촉과 자외선 차단 등을 모두 신경 쓴 용기를 선택하고 있다.

브랜드들이 용기의 중요성을 모르고 단지형 용기를 선택하는 것은 아니다. A 화장품 브랜드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인식 속에 ‘크림=단지형 용기’가 성립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형태의 용기를 선택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브랜드로서는 팔리는 제품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제품의 성분이 최적의 효과를 나타내는 용기보다는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용기로 출시하게끔 된다는 것이다.

자신이 지불한 가격만큼 제품의 성분이 변질되지 않고 유지되길 바란다면 소비자들의 선택 기준이 변화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들이 단지형 용기의 제품을 선택지에서 지우고 성분을 제대로 보호하고 있는 용기의 제품을 선택하기 시작한다면, 브랜드들도 따라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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