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보고 듣는 현장의 지식, 견문의 중요성
[컨슈머와이드-이정민] 학기가 시작되고 날이 포근해지면 수많은 초·중·고교 학생들이 진로체험교육을 나간다. 중학교 1학년의 경우 1학년 2학기는 의무적으로 진로교육을 받아야한다. 진로체험교육은 청소년기에 다양한 꿈을 키우기 위해 마련된 교육프로그램이다. 그러한 교육의 일환으로 말 관련 업체들이 앞다투어 진로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급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한국마사회 말산업진로직업체험교육’이다. 지난 연말 우수교육프로그램으로 평가되어 교육부의 ‘교육기부 대상’을 수상했다. 말 관련 프로그램의 보급으로 최근 많은 학생들이 말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정부도 말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으로 발전하고 있다. 학생들이 진로체험을 통해 말과 접하는 시간이 확대되면서 우리나라 말산업의 미래는 희망적이다. 이는 현장교육의 효과성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기 때문인데 진로교육의 의무화가 요긴하게 작용한 결과이기도 하다.
백락(伯樂)은 중국 주나라 때 사람으로 좋은 말(馬)을 찾아내는 데 비상한 능력을 지닌 사람이다. 백락은 자신이 알고 있는 말 감정 비법을 후손에게 전해주기로 마음먹었다. 이에 하루는 그의 아들을 불러 말에 관한 모든 것을 기록한 『마경』이란 책을 주면서 세상에 나가 준마를 찾아오라고 일렀다. 아들은 몇 달 동안 『마경』을 열심히 읽고 연구한 뒤 준마를 찾아 나섰다. 집 떠난 지 1년이 지난 어느 날 아들이 기쁜 얼굴로 집에 돌아와 소리쳤다.
“아버님! 마침내 제가 천리마 한 필을 찾아냈습니다.”
”그래, 수고 많았구나. 그 말의 모습이 어떠하더냐?“
”책에서 설명한 모습과 같습니다. 이 말로 말할 것 같으면 정수리가 툭 비어지고 눈알은 튀어나왔으며, 등뼈는 짧으면서도 약간 굽은 모습입니다. 게다가 근육은 울퉁불퉁하고 땀에 젖은 듯 피부도 늘 촉촉합니다.“
”그렇지! 과연 천리마의 형상이로구나. 달릴 때의 모습은 어떠하더냐?“
”저, 그게 그런데···“
”왜 그러느냐? 달릴 때의 모습은 보지 못한 것이냐?“
”그게 아니라, 이상하게 발굽이 볼품없고 그저 폴짝폴짝 뛰기만 합니다.“
아들이 말끝을 흐리자 백락은 뭔가 크게 잘못되었다는 것을 감지했다. 외양은 그럴듯한데 폴짝폴짝 뛴다면 그것은 말이 아닌 듯했다. 도대체 무엇일까? 백락은 곰곰이 생각한 끝에 무릎을 쳤다. 아뿔싸! 아들이 본 것은 말이 아니라 두꺼비였던 것이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백락은 책으로만 아들을 가르치려 했지 정작 한 번도 말을 보여준 적이 없었다. 아들 또한 오로지 책에 쓰인 대로만 준마를 찾다 보니 그가 찾은 것은 정작 말이 아니라 두꺼비였던 것이다. 실사 없는 탁상공론(卓上空論), 경험없이 이론만을 맹신하는 것은 위험하다. 직접 보고 듣는 현장지식, 견문의 중요성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다.
㈜한국체험교육센터 대표이사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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