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와이드-복요한 기자] 음료수 모방 방향제, 바나나 모방 전자담배 등 식품·장난감을 모방한 제품 여과 없이 유통되고 있어 어린이 안전사고 우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소비자원(소비자원)이 시중에 유통·판매 중인 화장품(입욕제 등), 생활화학제품(향초·방향제), 전자담배, 라이터 품목을 모니터링한 결과다.

27일 소비자원에 따르면, 시중에 유통·판매 중인 화장품(입욕제 등), 생활화학제품(향초·방향제), 전자담배, 라이터 품목 중 73개 제품이 식품이나 장난감 등을 모방한 것으로 확인됐다.

모방 유형을 보면 제과류, 과일·채소, 음료수 등 식품을 모방한 제품이 63개(86.3%)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생활용품, 장난감 등을 모방한 제품은 10개(13.7%)였다. 화장품의 경우 제과 모양이 14개(60.9%), 음료수 모양 5개(21.7%), 과일·채소 모양 3개(13.0%) 등의 순이었다. 방향제·향초의 경우 제과 모양이 11개(55.0%), 과일·채소 모양 7개(35.0%), 음료수 모양 2개(10.0%) 순이었다. 고형비누의 경우 제과 모양이 5개(50.0), 과일·채소 모양 4개(40.0) 등의 순이었다. 전자담배의 경우 음료수를 연상시키는 도안의 포장이 7개(70.0%), 제과류 도안 2개(20.0%), 과일 모양 1개(10.0%)의 순이었다. 라이터의 경우 열쇠고리 등 생활용품 모양이 6개(60.0%)로 가장 많았고, 장난감 모양 3개(30.0%), 캐릭터·동물 도안 1개(10.0%) 순이었다.

문제는 제과류, 과일·채소, 음료수 등 식품을 모방한 제품에 대한 주의 및 경고표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어린이 손에 닿지 않게 보관하시오” 등 주의표시를 한 제품은 31개(42.5%), “먹지 마시오” 등 경고표시를 한 제품은 15개(20.6%)에 불과했다. 주의표시의 경우 방향제·향초와 화장품, 고형비누의 경우 관련 법규에 따라 “어린이의 손에 닿지 않게 보관하세요”를 사용상 주의사항에 표시해야 하나 표시한 제품은 화장품은 23개 중 19개(82.6%), 방향제·향초는 20개 중 6개(30.0%), 고형비누는 10개 중 6개(60.0%)였다. 경고표시의 경우 “장난감이 아니니 가지고 놀지 마세요”, “식품이 아니니 먹지 마세요” 등 섭취 경고 표시를 글이나 그림으로 표시한 제품은 화장품 11개(47.8%), 방향제·향초 2개(10.0%), 고형비누 2개(20.0%)였으며, 전자담배·라이터 전 제품은 표시가 없었다. 어린이들이 안전사고에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로인한 어린이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 올해 9월까지 소비자원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에 접수된 생활화학제품 및 화장품 관련 만 13세 이하 어린이 안전사고는 총 380건으로 매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보면 만 3세 이하 어린이 안전사고가 295건(77.6%)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품목별로 보면 생활화학제품으로는 세제류가 122건(53.7%)로 가장 많았고, 방향제류 55건(24.2%) 등의 순이었으며, 화장품은 세정용 60건(39.3%), 네일용 39건(25.5%), 기초용 19건(12.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위해원인별로 보면 삼킴 사고가 312건(82.1%), 피부 접촉 27건(7.1%), 물리적 충격이 26건(6.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위해증상별로 보면 체내 이물질이 166건(43.7%)으로 가장 많았고, 피부 손상이 99건(26.0%), 중독 52건(13.7%), 구토 29건(7.6%), 소화기계통 장기손상 19건(5.0%) 등의 순이었다.

이에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어린이 주의 및 섭취 경고 미표시 제품 사업자에게 표시사항 개선을 권고했고, 해당 사업자는 이를 수용해 개선하기로 했다. 어린이 안전사고의 사전예방을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 환경부, 국가기술표준원, 기획재정부 등 소관부처에 식품·장난감 모방 제품의 유통·판매 규제방안 마련을 건의할 계획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는 식품이나 장난감으로 오인될 수 있거나 어린이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모양의 제품은 구입을 피해야 한다”며 “ 만약 이러한 제품이 가정 내에 있다면 어린이의 손에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