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코코샤넬 캡처)
(사진:영화 코코샤넬 캡처)

[컨슈머와이드-이정민]  명품의 상징물을 자세히 살펴보면 공통적인 부분이 있다. 유구한 전통을 자랑하는 가문의 상징문양인 사륜마차, 귀족들의 스포츠인 폴로, 왕실의 스토리텔링과 연계한 패션 코드의 차용, 행운의 부적인 편자 문양의 고급 이미지를 주로 차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권력(권위)과 자본의 속성과도 연계되는데 권력의 당위성을 공고히 하고 돈을 벌기 위해서는 신화가 필요하며 신화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나름의 제의가 필요하다. 이렇게 만들어낸 제의들이 기호를 창출하고 구별짓기를 하며, 이 차별화된 기호를 상품으로 팔고 있는 것이다. 

백마(白馬) 신화 속의 주몽과 권력자들의 이미지 만들기 그리고 말과 명품의 기호가 끈질기게 현재화하고 있지 않은가? 이와 같은 차별화된 제의는 먹고 마시는 법까지 도(道)의 경지에 올려놓은 고급 와인과 커피전문점의 수익에 크게 봉사하고 있다. 
 
 장 보드리야르의 ‘소비의 기호학’을 빌어 정리하자면 제품의 신화성은 실제의 기능과 가치에서 나오기도 하지만, 오히려 시인 이육사의 ‘白馬’와 같은 감각적이고 신화적인 요소들에 의해 결정된다. 승마활성화의 가능성을 이에서 찾아보는 것도 유용할 것이다. 말의 문화 기호학에 따르면 승마만의 품격 있는 소비의 코드를 살려나가는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요컨대 승마의 마케팅은 명품의 신화적 요소를 차용하는 것, 곧 일종의 구별짓기가 핵심요소다.  

 나이키라는 상표가 잘 보여주고 있듯이 인간은 작은 것이라도 의미 있는 상징과 신화를 통해 존재감을 느낀다. 럭셔리함과 우아함이라는 차별화된 기호를 지닌 승마는 바로 그 지점을 이용해야한다. 승마는 특히 존재감을 상실해가는 40~50대 여성에게 자존감을 고양해 줄 것이다.(서구의 경우 승마인구의 80%가 여성인 점도 이와 무관치 않다) 요컨대 승마는 명품이 그러한 것처럼, 고급스런 이미지의 말의 전통과 신화를 통해 인간의 자존감을 실재화 할 수 있는 흔치않은 범주에 들어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말의 이미지 형성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고, 지금도 말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기회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어떤 형태로든 말에 대한 접촉의 기회를 늘려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다양한 마문화의 콘텐츠를 발굴하여 말의 풍성한 문화적 기호를 보급해 나가는 것은 승마의 활성화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작업일 것이다.

 

 

㈜한국체험교육센터 대표이사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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