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피앤지, 선택과 집중 문제...핵심브랜드에 더 집중 차원

한국피앤지가 한국진출 30여년 만에 국내 생리대 시장에서 철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 위스퍼 생리대/ 컨슈머와이드 DB)
한국피앤지가 한국진출 30여년 만에 국내 생리대 시장에서 철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 위스퍼 생리대/ 컨슈머와이드 DB)

[컨슈머와이드-전휴성 기자] 한국피앤지가 한국진출 30여년 만에 국내 생리대 시장에서 철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피앤지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로 “지난해 말 국내 판매용 제품 생산을 위한 천안 공장의 위스퍼 생산 라인 가동을 중단시켰다”며 “올 10월 이후부터는 해외에서 생산한 위스퍼 제품 수입도 중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위스퍼 브랜드의 국내 사업 중단은 제품 안전성과는 전혀 무관하다”며 “이번 결정은 한국 시장, 소비자 트랜드 및 여성용품 사업의 효율성 등을 전반적으로 분석하여 신중하게 내려졌다”고 철수이유를 설명했다.

덧붙여 “피앤지는 앞으로도 저희의 핵심 브랜드에 보다 집중하여 더욱 뛰어난 제품과 시장 전략으로 소비자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피앤지의 이번 결정은 위스퍼의 국내 점유율과 무관하지 않다. 위스퍼는 지난 1999년 국내에 상륙했을 당시 생리대하면 위스퍼라고 말할 정도로 국내 여성생리대 시장 절반을 차지하며 대표 브랜드였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흡수력이 강조되는 생리대에서 순면감촉과 같이 착용감이 강조된 생리대가 국내 생리대 시장에서 트랜드로 자리잡으면서 여성들의 선호 제품에서 멀어졌다. 그렇다고 한국시장만 대응하기 위해 전세계에서 판매되는 위스퍼의 색깔을 바꿀 수는 없었다. 그렇다보니 론칭 초기 국내 시장 50%를 넘게 차지하던 점유율은 이후 곤두박질해 올해 국내 생리대 시장에서 5% 정도로 줄어들었다. 

한국피앤지 관계자는 “한국 생리대 시장이 기존 흡수력 위주보다는 순면감촉 등 착용감 위주의 제품들이 인기인데 위스퍼는 글로벌 브랜드로 한국시장만을 위해 대응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는 판단에서 철수를 선택한 것”이라며 “한국시장 점유율도 영향을 미친 것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생리대 시장 철수를 놓고 일각에서는 기저귀 등 다른 브랜드도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나온다. 실제로 이 소식을 전한 일부 매체들이 기저귀 철수설을 운운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국피앤지는 ‘사실무근’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생리대 철수 외에 다른 브랜드의 철수는 없다. 특히 기저귀에 대한 언급조차 없었다”며 “기저귀는 국내시장에서 잘 판매되고 있다. 왜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서 밝힌 것과 같이 이번 철수는 선택과 집중으로 봐줘야 한다”며 “핵심 브랜드에 더 집중하기 위한 필수 선택이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위스퍼의 한국시장 철수로 인해 현재 지난해 말 국내 판매용 제품 생산을 위한 천안 공장 위스퍼 생리대 생산 라인을 멈췄다. 이 공장에는 물류와 생산, 해외 수입분을 한국식으로 재포장하는 라인까지 총 3개 라인이 있다. 때문에 지역사회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이에 대해서도 그는 “현재 생산라인을 제외한 물류와 재포장라인은 정상 가동 중에 있고, 생산라인 근무자는 적었다”며 “생산라인만 멈춰선 것이기 때문에 우려하는 지역사회 영향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이번 위스퍼의 한국 철수 결정으로 국내 소비자는 내년까지는 위스퍼를 구매할 수 있을 전망이다. 그는 "유통업체에 올해 연말까지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라며 “소비자들은 각 유통업체 재고량에 따라 길게는 내년 초까지는 위스퍼를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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