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와이드-주은혜 기자] 무좀약 등을 안약으로 오인해 눈에 넣는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안약과 유사한 형태의 다른 의약품이나 생활화학제품을 안약으로 오인하고 눈에 넣어 결막염, 화상 등 안구손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것. 용기 형태가 유사해 사용자가 무좀약 등을 안약으로 착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31일 한국소비자원(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2015~2017년까지 최근 3년간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에 접수된 안약 오인점안사고 총 133건 중 무좀약을 안약으로 착각해 눈에 넣는 사고가 가장 많았다. 무좀약 오인사고는 41.4%(55건)이나 됐다. 이어‘순간접착제’ 17.3%(23건), ‘전자담배 니코틴액’ 14.3%(19건), ‘의약품’ 12.0%(16건) 등의 순이었다. 안약은 투명한 플라스틱 용기에 든 점안액이나 짜서 바르는 튜브형 연고제형태로 제조되는 경우가 많은데, 무좀약, 순간접착제, 전자담배 니코틴액의 경우 안약과 용기 형태 등이 유사해 다발품목의 상위를 차지한 것으로 소비자원은 추정했다. 이들 제품은 눈에 들어갈 경우 자극감, 결막충혈이 발생하거나 심한 경우 시력 저하 또는 이차 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

연령별로는 ‘60대’ 26.3%(35건), ‘50대’ 20.3%(27건), ‘70대 이상’ 13.5%(18건) 등의 순으로, 50대 이상 고령층이 전체의 60.1%를 차지했다. ‘20대~30대’에서는 전자담배 니코틴액이 가장 많은 반면, ‘40대 이상’에서는 무좀약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 연령대별 해당 제품의 접촉빈도와 관련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50대 이상 고령층이 전체의 60.1%로 이는 근거리 물체가 잘 보이지 않는 노안으로 인해 안약과 비슷한 용기의 제품을 안약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소비자원은 판단했다.

안약 오인사고는 미세먼지가 많고 건조한 3월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여름(6~8월)’이 전체(발생시기를 확인할 수 있는 131건)의 35.1%(46건)로 가장 많았다.

이같이 안약 오인사고가 발생하는 이유는 무좀약 등의 용기가 안약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소비자원이 무좀약 4종, 순간접착제 3종, 전자담배 니코틴액 3종(총 10종) 등 주요 오인품목 10종의 용기 형상을 확인해 본 결과 용기 형태 및 크기, 입구, 개봉방식, 내용물의 색상 등이 안약과 유사했다. 또한, 제품에 표시된 글자 크기가 대체로 작아 시력이 좋지 않은 고령자, 안과수술 환자들이 오인 사용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비자원은 이번 분석 결과를 토대로 안약 오인 점안사고 예방을 위해 ▲의약품은 원래의 용기와 종이상자에 그대로 넣어 생활화학제품과 분리 보관할 것 ▲사용 전 반드시 제품명을 확인할 것 ▲저시력 환자가 안약을 사용할 때는 보호자의 도움을 받을 것을 당부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눈에 잘못 넣었을 때는 즉시 물이나 식염수 등으로 씻어낸 후 해당 제품을 가지고 병원을 방문해 눈의 손상유무를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