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외국보다 국내향수시장 가격 높게 책정돼…병행수입 등 유통망 다각화 필요

▲ 샤넬넘버 5 등 수입향수는 한국에서 가장 비싸게 판매되고 있다.(사진설명: 왼쪽부터 샤넬넘버5, 크리스찬 디올 쟈도르(50ML)/출처:각사 홈페이지 캡처)

[컨슈머와이드-전휴성 기자] 외국에서 값싼 향수도 한국만 들어오면 비싸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웃 일본서 8만7508원인 샤넬 넘버5 향수는 국내서 1.6배 비싼 14만1000원에 판매되고 있는 등 한국 시장에서의 향수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소비자는 이들에게 호갱님이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3일 한국, 미국, 일본, 프랑스, 이탈리아에서 공통적으로 판매되는 수입향수 14개 브랜드 21개 제품의 온라인 평균판매가격을 명목환율로 환산하여 비교한 결과 프랑스(109.4) > 이탈리아 (104.3) > 한국(100) > 미국(90.9) > 일본(73.8) 순으로 가격이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며 구매력평가환율(PPP)2로 비교할 경우, 한국이 5개국 중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나, 시장 전체적인 물가 수준을 고려할 때 한국 시장에서의 향수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되어 있다고 밝혔다.

▲ 자료출처: 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에 따르면, 온라인에서 공통적으로 판매되는 향수의 국가별 가격비교를 명목환율을 적용했을 경우 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수입향수의 경우 미국과 일본 보다 비싸게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가리 옴니아어메시스(40ML)의 경우 미국에서는 3만9074원, 일본에서는 3만1897원인 반면, 한국에서는 4만8462원에 판매되고 있다. 버버리 브릿쉬어(50ML) 역시 미국(3만9114원), 일본(3만1629원)보다 한국(4만1158원)이 비쌌다. 크리스찬 디올 쟈도르(50ML)는 이탈리아(11만5165원)을 제외하고 나머지 3개 나라보다 한국(11만0675원)에서의 가격이 제일 비쌌다. 특히 샤넬 넘버 5(50ML)는 비교나라 중 가장 향수가격이 비싼 것으로 나타난 이탈리아(10만3019원)보다도 한국에서 약 4만원이 더 비싸게 판매되고 있다.

▲ 자료출처: 공정거래위원회

이들 제품을 구매력평가 환율을 적용해 온라인 평균판매가격을 비교해본 결과 한국이 5개국 중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을 100으로 보았을 때, 한국(100) > 이탈리아(87.9) > 프랑스(82.5) > 미국(73.4) > 일본(64.4)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서 14만1000원에 판매되고 있는 샤넬 넘버 5 경우 이탈리아(8만6751원)보다 1.6배, 프랑스(10만5387원)보다 1.3배, 미국(8만4955원)1.7배, 일본(7만5895원)보다 1.9배 비쌌다. 다른 나머지 제품들도 이와 같은 상황이다.

공정위는 명목환율을 적용한 온라인 평균판매가격은 한국이 5개국 중 세 번째로 비싼 수준이었으나, 구매력평가환율을 적용한 온라인 평균판매가격은 한국이 5개국 중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시장 전반적인 물가 수준을 고려했을 때 한국 시장에서 향수 가격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국가별 판매가격 조사에서 병행수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일본에서의 온라인 평균판매가격이 다른 국가에 비해 저렴했다고 공정위는 덧붙였다.

▲ 자료출처: 공정거래위원회

이밖에 4개 유통채널에서 공통으로 판매되고 있는 13개 제품의 국내 판매가격을 비교해본 결과, 백화점(163.3) > 드럭스토어(138.5) > 면세점(119.4) > 온라인쇼핑몰(100) 순으로 가격이 비싼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온라인쇼핑몰의 경우 온라인면세점(124.7) > 종합몰(117.8) > 오픈마켓(101.2) > 소셜커머스(100) 순으로 가격이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유통경로의 다양성 (병행수입 등)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특히 고가 브랜드인 구찌, 샤넬, 에스티로더의 경우 백화점과 면세점을 중심으로 판매가 되고 있었으며, 온라인 판매도 백화점과 연계된 종합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었다. 병행수입 제품이 없어 매장별 가격 차이가 거의 없었다.

▲ 자료출처: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들은 향수를 주로 면세점에서 구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향수 소비실태 조사결과, 향수를 주로 구매하는 곳은 면세점(22.4%), 백화점(21.2%)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소비자들이 향수 구매시 매장에 대한 신뢰성을 가장 중요시한다는 사실이 반영된 결과다. 백화점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오픈마켓이나 소셜커머스를 통해 구매하는 소비자는 각각 11.0%(55명), 2.6%(13명)에 불과했다.

또한 소비자가 제품 구매시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가격보다는 정품을 파는지 믿을 수 있는 매장의 신뢰성(53.6%)이었다. 다음으로 가격 23.6%(118명), 제품의 다양성 19.4%(97명)순으로 나타났다.

향수를 구매할 때 가격을 비교하는지 질문한 결과 ‘가격을 비교한다’는 응답(55.0%), 비교하지 않는다(12.4%)는 응답보다 많았다. 하지만 할인되는 제품을 구매하는지에 대하여는 ‘전혀 그렇지 않다’ 3.6%, ‘그렇지 않다’ 19.6%로 나타났다. 언론보도를 통해 가짜향수와 관련된 내용을 접한 소비자들은 저렴한 제품의 정품여부에 의문을 갖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할인제품을 구매하지 않는것으로 나타났다.

▲ 자료출처: 공정거래위원회

현재 주로 사용하고 있는 향수가격에 대해 조사한 결과 비싸다는 의견이 41.8%(209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보통이다 36.8%(184명), 매우 비싸다 11.0%(55명)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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