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와이드-최진철 기자] 국내 디젤차의 혼유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국내차는 뉴프라이드(기아차), 수입차는 골프(폭스바겐)의 피해가 집중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주유소 과실로 경유 차량에 휘발유를 주유해 피해를 보았다는 상담이 지난 2012년부터 올해 11월까지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384건 접수됐다고 12일 밝혔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혼유사고를 가장 많이 당한 차량은 국내차의 경우 뉴프라이드(기아차), 수입차는 골프(폭스바겐)인 것으로 나타났다. 384건 중 피해 차량이 확인된 271건을 분석한 결과, ‘국산 자동차’가 198건(73.1%)이고, ‘수입 자동차’는 73건(26.9%)이었다. 국산 자동차 중에는 ‘뉴프라이드’가 28건(14.1%)으로 혼유 피해가 가장 많았고, ‘뉴액센트’(18건, 9.1%), ‘스포티지 및 크루즈’(각각 14건, 7.1%), ‘싼타페’(13건, 6.6%), ‘스타렉스’(12건, 6.1%), ‘쎄라토’(11건, 5.6%) 순이었다. 수입 자동차의 경우, ‘골프(폭스바겐)’가 16건(21.9%)으로 가장 많았고, ‘320d, 520d, x3(BMW)’(15건, 20.5%), ‘300c(크라이슬러)’ 및 ‘A3, A6, S4(아우디)'(각각 11건, 15.1%) 순이었다.

57.8%는 차 운행 중 이상 현상 있어 혼유 사실 알게 돼 차량의 피해가 컸다. 경유차에 휘발유가 주유될 경우 주유 직후에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시동이 걸리지만 재시동 시 시동이 잘 걸리지 않거나 엔진떨림이 나타날 수 있고, 오랫동안 계속 주행할 경우 출력부족, 시동꺼짐 등의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소비자가 혼유 사실을 인지한 시점은 ‘주유 후 운행 중‘ 알게 된 경우가 222건(57.8%)으로 가장 많았다. 출력저하, 소음발생, 시동불능, 시동꺼짐 등의 이상 현상을 느껴 신용카드 매출전표를 확인해보니 유종이 휘발유로 기재되거나, 정비업체에서 자동차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혼유 사실을 알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주유소에서 즉시’ 알게 된 경우도 162건(42.2%)이나 됐다. 주유 중에 경유가 아닌 휘발유가 주유되고 있음을 알게 되거나, 주유금액을 결제하는 과정에서 신용카드 매출전표에 유종이 휘발유로 기재된 것을 보고 알게 되는 것이다.

상황이 이런대도 주유소측은 혼유사실을 잘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384건 중에서 주유소에서 혼유 사실을 인정하지 않은 경우가 108건(28.1%)으로 소비자가 현금 결제를 하거나 뒤늦게 혼유 사실을 알고 이의를 제기해 주유소에 대한 책임 입증이 어려운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혼유사고는 경우차만 생기는 것으로 확인됐다. 휘발류 차량의 연료 주입구 직경은 2.1~2.2cm로 2.54cm인 경유 주유기가 차량 주입구에 들어가지 않는 반면 직경1.91cm인 휘발유 주유기는 직경 3.0~4.0cm인 경유 차의 연료주입구에 들어가기 때문에 경유차에서만 혼유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소비자원은 ▴주유 전 반드시 시동을 끄고 주유원에게 경유 차량임을 알리고 ▴가급적 신용카드로 결제한 후 금액과 유종을 확인하며 ▴주유소가 혼유 잘못을 인정하고 수리비 등 배상을 약속할 경우 그 내용을 서면으로 받아두고 ▴주유 이후 갑자기 출력부족, 엔진떨림, 시동불량, 시동꺼짐 등의 현상이 있으면 즉시 운행을 중지하고 정비업체로 견인해 혼유 여부를 확인하도록 당부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경유차의 경우 시동을 끈 상태에서 주유를 하면 혼유사고가 발생하더라고 연료탱크 청소 등 간단하게 수리가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연료계통의 부품 이 전반적으로 손상될 수 있다”며 “꼭 시동을 끄고 주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