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와이드-최진철 기자] 수입자동차 비싼 부품값의 이유가 밝혀졌다. 브랜드별로 독점적인 공식 수입업체를 통해 수입된 후, 정해진 공급업체를 통해 판매되는 유통구조가 문제였다. 때문에 렉서스 300h 앞 휀다의 경우 독일에 비해 2.3배, 미국에 비해 1.6배 비싸게 구매할 수밖에 없었다.

소비자시민모임(소시모)이 수입 자동차 5개 차종의 앞 범퍼, 뒷 범퍼, 본네트, 앞 휀다, 앞 도어패널, 헤드램프 등 주요 부품 국내 및 해외 판매가격을 조사한 결과, 전체 30개 부품 중 17개 부품의 국내 판매가격이 해외 평균가격보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소시모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수입자동차 동일 차종, 동일 부품(OE : Original Equipment, 일명 순정부품)의 국내 및 해외(미국, 독일) 판매가격을 조사한 결과, 국내 가격은 해외 평균 가격의 0.8배~2.0배 비싼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30개 부품 가운데 국내 가격이 해외 평균가격보다 저렴한 것은 13개였고, 국내 가격이 해외 평균가격 보다 비싼 것은 17개 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한국가격이 1.5배 이상 비싼 것은 2개였다.

우선 강남 소나타로 불릴 정도로 많이 판매된 벤츠 E300차종 6개 부품의 판매가격을 조사한 결과 5개 부품 모두 한국이 수입국인 독일에 비해 1.0배 ~ 1.3배 비쌌다. 가격 차이가 가장 큰 부품은 앞･뒤 범퍼로, 앞 범퍼의 경우 한국이 독일에 비해 1.3배(14만3000원), 뒤 범퍼의 경우 한국이 독일에 비해 1.3배(17만7000원)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헤드램프의 경우 한국이 독일에 비해 1.2배(38만3000원)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과 비교에서도 한국이 헤드램프의 경우 1.6배(99만8000원) 비쌌다.

렉서스 300h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가격차이가 가장 큰 부품은 헤드램프로 한국이 미국에 비해 1.9배(94만9000원), 독일에 비해 2.2배(112만9000원)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본네트의 경우 한국이 미국에 비해 1.3배(19만7000원), 독일에 비해 1.3배(25만원), 앞 휀다의 경우 한국이 미국에 비해 1.6배(23만4000원), 독일에 비해 2.3배(35만2000원) 비쌌다.

크라이슬러 300C도 해외보다 국내에서 비싸게 유통되고 있었다. 도어패널은 독일에 비해 1.2배, 미국에 비해 1.7배 비쌌으며, 헤드램프는 독일에 비해 1.2배, 미국에 비해 1.7배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동급(2000cc 세단, 중형차)의 국산 및 수입자동차 부품가격을 비교해 보니 수입자동차 부품 가격이 4.6배 ~ 7.0배 비쌌다.

우선 동급의 국산자동차 4종(현대 LF소나타, 기아 K5, 쉐보레 말리부, 삼성 SM5)의 부품 가격은 대체적으로 비슷한 수준인 반면 4종의 국산자동차 부품가격 평균과 동급의 수입자동차 BMW 520d의 부품 가격을 비교한 결과, BMW 520d 부품 가격이 헤드램프는 7.0배(113만7000원), 뒤 범퍼는 6.7배(77만4000원), 앞 범퍼는 6.6배(68만9000원), 앞 휀다는 5.9배(41만1000원), 본네트는 5.0배(97만9000원), 앞 도어패널은 4.6배(84만6000원)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자동차 가격은 수입자동차가 2.9배(국산 자동차 평균 : 2,246만원, 수입자동차 : 6,390만원) 비싼데 비해, 부품 가격은 수입자동차 부품이 4.6배 ~ 7.0배 비싼 것으로 나타나, 자동차 가격에 비해 부품 가격이 상당히 높은 수준에서 형성돼 있었다.

한편, 정비업소 유형별 판매가격을 비교해 보니 국산은 대부분 비슷한 수준에서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는 반면 수입차의 경우 일부 일반정비업소의 경우 부품 가격이 비쌌다. 일부 일반정비업소에서는 공식 수입사가 아닌 다른 정비업소를 통해 부품을 공급받다보니 오히려 가격이 공식정비업소보다 높게 형성돼 있었다.

소시모는 이같은 조사결과를 공개하고 국내 자동차 부품 시장에서 OE부품(일명 ‘순정부품’)은 국산 및 수입 브랜드 모두 독점적인 수입･유통구조로 인해 경쟁을 통한 가격형성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고 지적했다.

이어 소시모는 입 자동차 부품의 국내 판매가격이 외국보다 높은 수준이며, 특히 자동차 가격에 비해 부품 가격이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형성되어 있다고 강조하고 수입업체는 적정한 유통마진을 통한 합리적인 가격을 설정해야 하며 소비자들 또한 국내외 가격 비교를 통해 합리적인 구매 선택을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소시모는 다만 소비자들이 해외 직접 구매를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OE 부품을 구매한다 하더라도, 국내의 공식정비업소에서는 정비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없으며, 일반정비업소에서는 수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적하며 정비 관련 매뉴얼이 일반 정비업소에 공개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일반정비업소에서도 수입차를 정비할 수 있도록 정비 관련 매뉴얼을 공개하는 한편 해외에서 직접구매한 부품 사용을 허용하도록 제도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소시모는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