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안전실태조사 결과 육교 승강기의 관리가 부실 드러나

▲ 장애인·고령자·어린이 등 교통약자를 위해 설치된 육교 승강기의 관리가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사진:소비자원)

[컨슈머와이드-주은혜 기자] 장애인·고령자·어린이 등 교통약자를 위해 설치된 육교 승강기의 관리가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비상통화장치는 먹통이고 안전장치 고장으로 손끼임 우려도 제기됐다. 개선이 시급하다. 이는 한국소비자원(소비자원)이 서울·경기·부산·대전·광주 등 전국 주요 5개 도시 육교 승강기 63대를 대상으로 한 안전실태조사 결과다.

7일 소비자원에 따르면, 안전실태조사 대상 육교 승강기 63대 중 4대(6.3%)는 고장으로 운행이 정지되어 있었다. 내부 확인이 가능한 61대 중 22대(36.1%)는 비상호출버튼을 눌러도 응답하지 않아 승강기 갇힘 사고 등 비상상황에서 신속한 대처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비상호출에 응답한 39대 중 호출버튼을 누른 후 응답까지 1분 이상 걸린 승강기는 5대(12.8%) 밖에 되지 않았다. 비상호출버튼은 무용지물인 셈이다.

또한 61대 중 11대(18.0%)는 승강기 검사합격증명서가 부착되지 않았거나 검사 유효기간이 경과된 것으로 확인됐다. 승강기 검사합격증명서를 부착한 57대 중에서도 7대(12.3%)는 검사 유효기간이 지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승강기 버튼, 내부 전등 및 천장, 외부 전등 및 천장, 위생상태 등 전반적으로 관리 상태가 좋지 않았다. 관리가 전혀 안되고 있는 것이다.

육교 승강기 절반은 문 닫힐 때 센서 작동 안돼 손끼임 사고 우려도 제기됐다. 고장난 승강기 4대 제외한 59대를 대상으로 문이 닫힐 때 어린이 손 모형을 넣어 감지할 수 있는지 여부를 조사한 결과, 약 절반(29대, 49.2%)에 해당하는 승강기는 광감지식 개폐장치가 작동하지 않아 모형 손이 낀 채로 문이 닫혔다. 광감지식 개폐장치가 작동하지 않은 29대는 안쪽 문에 손가락(검지부터 새끼손가락까지 대략 3~4cm)이 끼였고, 이 중 28대(96.6%)는 문이 다시 열리지 않고 그대로 운행됐다. 안쪽 문에 손가락이 끼인 채로 승강기가 운행되면 열림 버튼을 눌러도 문이 열리지 않고, 특히 출입문 방향이 다른 경우 문이 다시 열릴 때까지 1분 이상 걸리는 경우가 많았다.  어린이 손 끼임 사고 발생 시 매우 위험할 수 있다. 따라서 어린이 동반 탑승시에는 손가락 등이 끼이지 않도록 보호자들의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 사진:소비자원

장애인을 위한 점형블록 설치 및 음성안도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63대 중 과반 이상인 42대(66.7%)는 점형블록이 설치되지 않았거나, 설치되었어도 파손되거나 잘못된 위치에 설치되어 있었다.  59대(고장난 승강기 4대 제외) 중 14대(23.7%)는 장애인을 위한 음성안내가 나오지 않았다. 이중 승강기 48대는 타고 내리는 방향이 달랐으나 해당 내용을 알리고 주의를 촉구하는 음성이 나오는 곳은 한군데도 없어 시각장애인의 안전사고 위험이 높았다. 63대 중 9대(14.3%)는 장애인 등 교통약자가 접근하기 어렵게 승강기 앞에 맨홀, 기둥 등이 설치되거나 단차가 심해 넘어질 위험이 있었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관계 부처에 육교 승강기 안전관리․감독 강화와 미흡한 시설 보완 및 지속적인 유지․점검 등의 조치를 요청할 예정이다.

이와관련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은 소비자원 조사 결과를 토대로 지난달 23~28일까지 전국 육교승강기 777대를 대상으로 특별점검을 실시했다며 문제가 됐던 비상통화장치 및 문닫힘 안전장치, 검사합격증 부착상태 등을 개선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컨슈머와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