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 천적 광릉왕모기 사육기술 개발 국내 성공

▲ 모기로 모기를 퇴치한다. (사진: 모기유충을 잡아먹고 있는 '모기의 천적' 광릉왕모기 유충/ 환경부)

[컨슈머와이드-주은혜 기자] 모기로 모기를 퇴치한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모기 유충을 잡아먹는 '모기의 천적' 광릉왕모기의 사육기술 개발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따르면,  흡혈 모기류의 유충을 잡아먹는 국내 토착종 광릉왕모기 학명은 '토소린카이테스 크리스토피(Toxorhynchites christophi)'이며 성충 크기는 1.5-2.0cm에 광택이 나며 주둥이가 아래로 굽은 것이 특징이며, 전국의 오래된 숲에 분포한다. 광릉왕모기와 같은 왕모기족(族)은 유충일 때는 다른 모기의 유충을 잡아먹지만 성충이 되면 암수 모두 흡혈하지 않고 꽃의 꿀을 섭취하기 때문에 모기의 천적이자 꽃가루를 매개해 주는 이로운 곤충으로 알려져 있다.

광릉왕모기는 지카 바이러스나 뎅기열을 옮기는 숲모기와 서식 환경이 유사하기 때문에 지카·뎅기열 예방에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광릉왕모기 유충 한 마리가 하루에 약 26마리 다른 모기 유충을 잡아 먹을 수 있으며, 따라서 유충기간인 약 16일 동안 416마리의 모기 유충을 제거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광릉왕모기는 흰줄숲모기와 같은 숲모기류의 서식처인 산간지대의 나무구멍, 대나무 그루터기, 길가의 폐타이어 등의 작은 물웅덩이에 서식하며, 다른 모기 유충을 잡아먹기 때문에 숲모기를 친환경적으로 방제하고 지카나 뎅기열 확산 예방에 활용할 수 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모기를 매개로 지카나 뎅기에 감염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최근 해외여행이 증가하고 평균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광릉왕모기를 활용한 친환경 모기방제 기술은 향후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유일한 왕모기인 광릉왕모기에 대한 연구는 분포 지역 등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이루어졌으며, 광릉왕모기를 번식시켜 모기방제에 활용하는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광릉왕모기는 인공적인 사육 환경에서 번식이 매우 어려웠지만, 이번 기술에서는 암막 사육장을 도입하여 광릉왕모기의 짝짓기와 산란을 유도하고 실내 번식을 가능하게 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앞으로 해당 기술을 현장에 적용해 생태계 영향을 평가하는 한편 유지·관리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하며, 최종적으로 생태계 적용에 용이하도록 지원하는 연구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지난 2015년 5월에 친환경 모기방제 기술로 먼저 개발된 잔물땡땡이 활용 기술과 이번 광릉왕모기 기술을 함께 적용하여 지자체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기술을 이전할 계획이다. 잔물땡땡이는 딱정벌레목에 속하는 곤충이며 유충 단계에서 모기 유충을 잡아먹고, 성충이 되면 물 속에서 동물의 사체를 먹는 등 청소부 역할을 한다.

아울러 모기 개체수를 자동으로 계측하는 디지털모니터링시스템(DMS)도 연계하여 지속적인 모기방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남광희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은 “생물학적 모기방제 기술과 같이 국민의 안전한 삶을 확보할 수 있는 공익형 환경기술이 개발되고 보급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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