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없어도 무조건 사과하라고 할 때” 가장 큰 배신감 느껴

[컨슈머와이드-정원철 기자] 24시간 불을 밝히고 있어 손님이 편안한 시간에 언제든지 찾을 수 있는 그곳, 편의점(CVS: ConVinience Store)에서 일하는 알바생들의 마음은 좀 안녕들할까?

최근 잡코리아가 운영하는 아르바이트 전문 구인구직 포털 알바몬(www.albamon.com, 대표 김화수)에서 알바생들 931명을 대상으로 흥미로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제목은 다름아닌 “(사장님이) 알바생들로 하여금 가장 배신감을 느끼게 할 때는 언제일까?”였다.

설문조사 결과 조사대상 알바생의 5명 중 4명인 82.6%가 “사장님께 배신감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다.

▲ 24시간 불을 밝히고 손님을 맞이하는 편의점과 그속 알바생들(사진제공: bgf리테일www.bgfcu.com)

‘내 잘못이 아닌데도 무조건 나보고 사과하라고 할 때’ 가장 큰 배신감

알바생들이 꼽은 ‘배신감을 느낀 순간’ 1위는 ‘내 잘못이 아닌데도 무조건 나보고 사과하라고 할 때(19.8%)’가 차지했다. 2위는 ‘월급 올려준다 등 약속을 해놓고 말 바꿀 때(16.6%)’, 3위는 ‘가족같이 지내자고 해놓고 뒤에서는 내 험담한 걸 알게 됐을 때(13.4%)’로 나타났다. 그 뒤로 ‘금고에 돈이 빈다면서 나를 의심할 때(9.6%)’, ‘월급날에 돈 안주고 오히려 큰 소리칠 때(9.1%)’, ‘나 몰래 내 후임 알바생 채용공고 올린 걸 알게 됐을 때(8.6%)’ 등의 의견이 나왔다.

그리고 기타의견으로 ‘나는 일하느라 굶는데 혼자 음식 시켜 먹을 때’, ‘나 몰래 매장에 CCTV설치해서 날 감시한 걸 알게 됐을 때’, ‘알바하다 다쳤는데 치료나 위로는커녕 부주의하다고 혼낼 때’, ‘가게 음식 먹는 거 아까워할 때’, ‘그만 나오라고 할 때’, ‘후임시급이 나보다 높다는 걸 알게 됐을 때’ 등도 있었다.

그렇다면 이처럼 사장님에게 배신감을 느낀 알바생들의 대응책은 무엇일까? 조사결과 대부분의 알바생들이 ‘대체로 참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일은 하지만 더이상 마음은 주지 않고 그냥 일로만 대한다’가 37.6%로 1위를 차지했고 이어 ‘꾹 참는다’가 27.0%로 2위에 올랐다. 참 안녕하지 못한 결과다.
 
알바생들이 배신감을 느끼는 순간이 많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혹시 사장님이 내 편이라는 동질감을 얻을 때도 있을까? 비록 배신감을 느껴보았다는 응답에 비해 적기는 했으나 62.5%의 적지 않은 알바생들이 ‘사장님께 동질감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알바생들이 사장님께 동질감을 느끼는 순간은 과연 어떤 경우일까?

알바생들에게는 사장님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가장 비싼 보약

알바생들은 ‘수고했지? 힘들지? 고마워 등 알바생의 노고를 알아줄 때(30.6%)’ 가장 사장님께 동질감을 느낀다고 답해 압도적인 1위에 꼽혔다. 또 ‘진상손님의 컴플레인으로부터 알바생을 감싸줄 때(14.9%)’, ‘사장님이 알바생이랑 교대해가며 똑같이 일할 때(13.6%)’를 각각 2, 3위에 꼽았다. 그밖에 기타의견으로는 ‘사장님이라고 폼 잡지 않고 허물없이 대해주실 때’, ‘고민을 들어주고 인생의 선배로서 조언해줄 때’, ‘몸 아픈데 챙겨주고 걱정해줄 때’, ‘내 실수를 대신해 손님께 사과하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실 때’, ‘알바생하고 머리 맞대고 같이 식사, 간식 먹을 때’, ‘사정 어려운 거 티 안내시고 알바생 월급은 따박따박 챙겨주실 때’ 등도 있었다.

24시간 소비자를 대하며 친절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편의점 알바생들의 근로여건이 보다 개선되고 소비자들이 불편함을 겪는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컨슈머와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