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와이드 - 강진일 기자] 보다 많은 인재에게 입사 기회를 주기 위해 기업들은  스펙을 보지 않는 ‘탈 스펙 채용’제도으로  옮겨가고 있지만 오히려 수혜당사자인 구직자들은 더 부담스러움을 느끼고 있었다. '탈 스펙'이라고 하니 취업을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막막하고 답답하기 때문이었다.

사람인이 구직자 314명을 대상으로 ‘탈 스펙  채용'으로 인해 취업 부담감이 줄었는지 여부’을 조사한 결과, 10명 중 4명은 '부담이 증가했다'(35.7%)고 대답했다고 29일 밝혔다. ‘부담이 줄었다’(14.6%)라는 응답보다 2배 이상 많았다. ‘변화 없다’라는 답변도 절반에 가까운 49.7%를 차지했다.

'부담감에 변화가 없거나 늘었다'는 구직자들 268명은 취업 부담이 줄지 않은 이유로 ‘탈 스펙  채용을 체감하지 못해서’(50.7%, 복수응답)를 첫 번째로 꼽았다. 다음으로 ▲어차피 스펙을 볼 것 같아서(34.7%)▲기업마다 원하는 능력이 달라서(31.3%)▲어떤 것을 준비해야 할지 막연해서(27.2%)▲기존스펙 외 특별한 경험이 추가로 필요해서(25%)▲뛰어난 경쟁자들이 더 많을 것 같아서(22.4%)▲시행하는 기업 및 채용 인원이 적어서(16.4%) 등을 들었다.

또한, 구직자들에게 '탈 스펙 채용'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질문했을 때, 전체 구직자의 54.5%가 ‘긍정적이다’라고 밝혀 부정적이라는 의견 45.5%보다 많았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로는 ‘실무에 필요한 역량에 집중할 수 있어서’(49.1%, 복수응답)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이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어서(39.2%)▲개성을 어필할 수 있어서(25.7%)▲스펙 쌓기에 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서(18.7%)▲기업 경쟁력 강화에 도움될 것 같아서(17.5%) 등의 답변이 있었다.

반면, 탈 스펙 채용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응답자 143명은 그 이유로 ‘기준이 모호한 것 같아서’(61.5%, 복수응답)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계속해서 ▲실무와 상관 없는 역량을 쌓는 것 같아서(51%)▲결국 다른 준비해야 할 것이 늘어나서(44.1%)▲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모호해서(30.1%) 등으로 답했다.

이들에게 '탈 스펙 채용'에서 어떤 보완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 물었을 때▲원하는 인재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 제시(49%, 복수응답)▲평가 기준의 투명성, 공정성 확보(46.2%)▲실무와 관련 있는 역량 위주로 체크’(44.8%)▲해당 전형 출신에 대한 차별 없음 보장(25.9%)▲채용인원 및 시행 기업 증대(18.9%) 등을 꼽았다.

그리고, 전체 응답자의 30.9%는 '탈'스펙 채용'에 실제로 지원한 경험이 있었다. 해당 채용에 지원하며 실제로 제외된다고 느낀 스펙으로는 ▲학벌(24.7%, 복수응답)▲학력(21.6%)▲학점(20.6%)▲연령(17.5%)▲봉사활동(17.5%)▲군필여부(16.5%)▲특정 자격증 보유(15.5%)▲거주지역(14.4%)▲어학성적(14.4%)▲해외경험(13.4%)▲수상 경력(13.4%)▲졸업연도(13.4%)▲전공(11.3%) 등의 순이었다.